활용가치 낮다는 이유로 거부돼…검찰, 구속기소
17대 대선 예비후보 등록하는 등 정계진출도 시도

(서울=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진한 부장검사)는 1일 한국 체제에 염증을 느껴 북한으로 망명을 기도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의사 신모(59)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모(43)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 등은 2008년부터 최근까지 친북 이적 성향의 인터넷카페인 '세계물흙길연맹'을 운영하면서 이적단체 결성을 준비하고, 지난 3월에는 스웨덴을 거쳐 북한으로 망명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당시 스웨덴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친북 인사의 집에 머물면서 스웨덴과 오스트리아,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을 통해 망명을 기도했으나 활용가치가 낮다고 판단한 북측의 거부로 망명이 무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망명신청서'에는 "미국 식민지 한국을 목숨 걸고 떠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장군님을 뵙고 싶어 망명을 신청한다", "주체사상 선군정치의 수령님 품에서 영원히 살고 싶다" 등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내용 일색이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남한에서 살기가 너무 어려워 사회주의 체제로 인민들이 평등하게 살 수 있는 북한으로 가려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 등은 망명시도 전에는 비전향장기수와 종북 성향의 카페 회원 등 10여명을 포섭해 북한 사회주의 체제로의 흡수통일과 무조건적인 조선노동당 추종 등의 당헌ㆍ당규를 가진 이적단체를 결성하려다 자금 부족 등으로 포기했다.

특히 신씨는 단체 결성 모임 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즐겨 입는 것과 비슷한 '인민복' 차림으로 회의를 주도하는가 하면 전북 전주에 있는 김일성 전 주석의 시조묘 인근에서 북한 국가를 부르며 체제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기도 했다.

신씨는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했으며,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해 출마를 준비하는 등 정치 무대로의 입성을 계속 시도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적단체 구성의 선전도구로 활용된 '세계물흙길연맹'은 900여명의 회원을 가진 국내 최대 친북 카페의 하나로 알려졌으며, 종북주의자들의 소굴이 되고 있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지난 6월 임시 폐쇄됐다가 주소만 바꿔 곧바로 활동을 재개했다.

검찰은 신씨 등과 이적단체 구성을 모의하거나 이적활동에 동조한 인물들을 계속 수사하고 있으며,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추가로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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