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일자리 핫스팟-콜드스팟 지도, 붉은 색은 핫스팟(상위계층 밀집지역), 푸른 색은 콜드스팟(하위계층 밀집지역)을 의미한다. (출처: 고용노동부)
서울시 일자리 핫스팟-콜드스팟 지도, 붉은 색은 핫스팟(상위계층 밀집지역), 푸른 색은 콜드스팟(하위계층 밀집지역)을 의미한다. (출처: 고용노동부)

“노동시장 공간적 분단으로 사회통합 저해”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질 좋은 일자리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대전과 대구, 충남 아산, 울산 일부 지역에만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뿐이다. 전라도와 경북에선 질 좋은 일자리를 찾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한국고용정보원은 ‘지역의 일자리 질과 사회경제적 불평등’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고용정보원은 지방자치단체별로 전체 취업자 가운데 고소득자(5분위 중 4분위 이상), 고학력자(전문대졸 이상), 고숙련자(전문가와 관리자) 비중을 따져 표준점수로 환산했다.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중됐다.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일자리 질 상위 지역은 서울(1.928)과 대전(1.482) 등 2곳이었다.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0.965), 광주(0.808), 경기(0.798), 울산(0.573), 대구(0.390), 부산(0.176) 등은 중상위 지역으로 분류됐다. 전북(-1.091), 경북(-1.117), 전남(-1.663) 등 3곳은 하위 지역이었다.

전체 취업자 중 고소득자가 많은 지역은 울산이다. 10명 중 무려 4명(39.8%)이 고소득자였다. 이어 서울(28.8%), 충남(27.4%), 경기(26.1%)가 뒤를 이었다. 제주(14.4%), 세종(18.1%), 전북(18.2%)은 고소득 계층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아주 낮았다.

고학력 계층이 많은 지역은 서울(55.15), 대전(53.7%), 세종(53.3%)이었다. 반면 전남(25.9%), 전북(32.5%), 경북(33%)은 전문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비율이 낮게 확인됐다.

전문성을 갖췄거나 관리자급에 오른 고숙련 계층의 비율도 서울(30.5%), 대전(27.8%)이 높았으나, 전남(11.1%)과 경북(12%)은 최하위권이었다.

전국 시군구별 일자리 질 분포 (출처: 고용노동부)
전국 시군구별 일자리 질 분포 (출처: 고용노동부)

7개 광역대도시의 소득·학력·직업(숙련) 관련 상이지수는 대부분 2010년에 비해 2015년에 더 낮아졌다. 이는 사회경제적 계층별 공간 불평등 정도가 다소 완화되는 추세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자리 질의 공간적 불평등 정도가 가장 높은 도시는 대전이었고, 울산은 지표별로 공간 불평등 정도가 가장 낮았다.

특히 수도권 중 서울의 강북과 강남지역은 일자리의 질 측면에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고소득과 고학력, 고숙련 일자리가 강남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의 핫 스팟(상위계층 밀집지역)은 서울 강남, 송파, 서초, 동작, 용산구와 영등포구 여의도동이었다. 콜드 스팟(하위계층 밀집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도봉, 강북, 노원, 성북, 동대문, 중랑구와 은평구 북부, 강서구 서부, 구로구와 금천구 외곽 경계지역이었다.

전국 252개 시·군·구별로는 일자리 질 상위 지역이 39곳이었다. 이 가운데 32곳(82%)이 서울 종로, 수원 장안, 용인 수지, 과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하위 지역 54곳은 대부분 비수도권의 군(郡)으로 파악됐다.

이상호 연구위원은 “양질의 도시 인프라가 자녀에게 대물림되면서 세대 간 계층 이동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노동시장의 공간적 분단으로 사회 통합이 저해되고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도 위협하는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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