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일대가 뿌옇다. ⓒ천지일보 2019.3.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일대가 뿌옇다. ⓒ천지일보 2019.3.28

홍종호 서울대 교수, 기윤실 좋은나무 칼럼

“미세먼지 심각한데, 국민 저감 조치 무시”

“기독인의 자세로 겸손함과 경제관 성찰 필요”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개신교인이 앞장서서 생활방식과 경제관을 성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종호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좋은나무 홈페이지에 게재된 ‘미세먼지 재앙을 살아가는 기독인의 자세’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홍종호 교수는 “대한민국은 미세먼지를 국가 재난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 상황에까지 와 있다. 미세먼지와 조기 사망은 밀접한 상관성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며 “문제가 이토록 심각한데도 우리 국민은 더 많은 전기와 더 많은 경유차를 소비하고 있으며, 공장에서는 미세먼지 저감 조치를 무시하고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비용 지불을 이유로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했다.

홍 교수는 “기독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건 교만이자 탐욕”이라며 “이 땅 이 백성이 미세먼지라는 욕심의 무덤에 묻혀버릴 것 같은 두려움을 떨칠 수 없다. 우리는 미세먼지를 하나님이 주시는 재앙으로 인식할 수 있는 영적 민감성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며서 “미세먼지로 얼룩진 봄 하늘을 볼 때마다 기독인은 기도하고 결단하고 변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기독인의 자세로 먼저 나 자신이 미세먼지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임을 인정하는 겸손함이 필요하다”며 “나와 내 이웃이 출퇴근길 자동차를 몰 때마다, 구입한 물건을 택배로 배달시킬 때마다, 컴퓨터로 일을 하거나 휴대폰으로 기사검색을 할 때마다, 우리는 미세먼지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생활의 필수품인 컴퓨터와 휴대폰, 이걸 쓸 때마다 충청남도에 밀집해 있는 석탄화력 발전소 주변 주민들은 미세먼지에 노출되고, 수도권 인구도 바람을 타고 옮겨온 미세먼지 때문에 결국엔 피해를 본다”며 “이처럼 피해자와 가해자로 연결된 연쇄효과를 받아들이는 겸손한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홍 교수는 “자신의 생활방식과 경제관을 끊임없이 성찰하면서 필요와 욕심을 구분하려는 결단도 필요하다”며 “미세먼지로부터 나 자신이 자유롭지 않다는 죄의식에 보다 민감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웃을 무시한 채 보다 많이, 보다 편하게, 보다 싸게 생산하거나 소비하고 싶다는 욕구의 노예가 돼서는 안 된다”며 “성경에는 ‘재앙’이라는 단어가 총 188회 나온다.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이방 민족에게 내리는 벌을 가리킨다”며 “벌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교만’과 ‘탐욕’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재앙의 배경(민 11:31~34)”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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