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개인정보의 보호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인권칼럼] 개인정보의 보호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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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우리나라에는 세계의 많은 국가가 부러워하는 제도이지만, 국민의 입장에서는 유출되면 오·남용될지 몰라서 우려하는 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국민 개개인을 식별하기 위해 만든 주민등록번호제도인데, 원래는 행정목적으로 만들어진 제도였지만 민간영역에서 무분별하게 수집해 이용하면서 손쉽게 유출돼 원래 목적을 벗어나서 오·남용됐고, 이로 인해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그동안 여러 기업이나 단체에서 수집했던 주민등록번호가 대량 유출되면서 국가적 문제로 확대되곤 했다. 이로 인해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이 만들어졌고, 2014년부터는 민간영역에서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금지됐다. 그리고 이 이전에 수집됐던 주민등록번호도 연차적으로 폐기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거나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도록 주민등록법이 개정됐다.

이렇게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주민등록번호를 보호하거나 번호의 변경을 허용하고 있음에도, 사회 일각에서는 제도의 개선이나 완전한 변경을 원하는 목소리가 계속해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주민등록번호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관하여 제도의 폐지부터 개선과 존치까지 각계각층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서, 여론수렴과정을 거쳐 제도의 개선안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의 수집·이용·관리 등이 본인의 동의 없이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목적을 벗어나서도 안 된다는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강력한 보호법이 등장하고 있지만, 개인정보가 법과 제도만으로 보호되기는 어렵다. 개인정보보호의 필요성과 그 중요성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고양되고 국가가 법과 제도의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유럽연합은 헌법의 기본권 장에 개인정보보호권을 규정해 개인정보의 보호에 관한 권리를 기본권으로 격상시켰다.

그런데 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개인정보의 경우 보호에만 초점을 맞출 수가 없게 됐다. 개인 중에는 자신의 정보를 이용해 소득을 올리기 때문에, 자신의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 스스로 공개하는 경우에 이를 규제할 수 없다. 물론 개인정보를 당사자의 동의 없이 수집하거나 이용하는 경우에는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개인정보 당사자가 스스로 공개한다고 해도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이를 이용한다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자신의 정보를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또는 자기정보관리통제권은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과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헌법적 이념을 기초로 하는 독자적인 기본권이라고 했다. 즉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헌법에 열거되지 않은 기본권으로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거나 유통하는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통제·관리할 수 있는 기본권이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서 개인정보는 개인의 인격주체성을 특정 짓는 사항으로서 그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일체의 정보라는 점에서 개인의 내밀한 사항을 넘어서 사사로운 사항이나 공적 생활에서 형성돼 공개된 개인정보까지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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