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주주 신뢰를 잃고 대한항공 경영권을 상실한 데 이어  최근 ‘회계 쇼크’를 안긴 박삼구 금호아나그룹 회장이 28일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주주 신뢰를 잃고 대한항공 경영권을 상실한 데 이어 최근 ‘회계 쇼크’를 안긴 박삼구 금호아나그룹 회장이 28일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하루 차이로 경영 일선서 떠나

‘회계쇼크’로 충격 안긴 박삼구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

20년간 대한항공 이끈 조양호

주주 신뢰 잃고 ‘경영권 박탈’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경영권을 박탈당한 데 이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다.

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최근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 문제 등에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2018년 감사보고서와 관련해, 금융시장에 혼란 초래에 대한 그룹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는 게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의 설명이다.

또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이 전날 저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산업은행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룹은 물론 대주주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계획”이라며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해 그룹의 경영공백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빠른 시일 내 명망 있는 외부 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금호아사아나그룹의 주력인 아시아나항공은 그간 악화된 재무건전성을 우려하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과도한 부채비율로 실적이 적자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2일 외부감사 회계법인으로부터 한때 ‘한정’ 의견을 받아 투자자들의 시선이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한정’ 의견을 받은 아시아나항공을 지난 25일 관리종목에 지정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주식 거래가 정지됐고, 아시아나IDT는 주식시장에서 급락했다.

다만, 지난 26일 감사의견 ‘적정’을 받아 해당 사태가 일단락됐다. 그렇다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이 ‘회계쇼크’로 시장 전체에 안긴 우려가 적지 않는 만큼 재무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재무구조와 수익성 개선 등 사업 영위를 위한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투자자들의 우려 섞인 시선을 되돌리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제5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시켰다. 대한항공 정관에 따르면 의안 통과를 위해선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조 회장은 66.66%에 불과 2.5%포인트 부족해 사내이사 자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결국 조 회장은 1999년 이후 20년 만에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에서 주주들의 신뢰를 잃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재벌 총수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물러나는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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