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인도에 방치된 자동차 부품으로 보이는 고철 덩어리와 기름때로 얼룩진 인도 모습. ⓒ천지일보 2019.3.27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인도에 방치된 자동차 부품으로 보이는 고철 덩어리와 인도 곳곳이 기름때로 얼룩진 모습. ⓒ천지일보 2019.3.27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서면중앙시장 1층에 자리한 ‘자동차부품상가’ 인도에는 고철, 쇳덩어리 등이 무단 방치돼 있어 이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과 건강권이 침해받고 있다. 이에 인근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며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관할 구청인 부산진구청은 ‘수박 겉핥기식’ 안일한 행정을 펼치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포동 ‘자동차부품상가’ 인근에는 기름 냄새, 하수구 악취 등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고통의 아우성과 비명을 치고 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구청 공무원들은 ‘남의 집 불구경’ 하듯 관망 모드를 취하고 있다.

지난 18일 천지일보가 ‘부산진구청, 인도 점령한 고철 장기 방치 논란…“기름 오·폐수 하천으로 수없이 민원”’이란 제목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보도했다.

이후 부산진구청 도시정비과 A주무관은 “2~3일 내로 해당 상가에 공고문도 작성해 붙이고 계도에 나서겠다”고 말했지만 10일이 지나도 말과는 달리 계도되거나 변한 것은 없었다.

27일 기자가 확인 결과 인도에는 여전히 기름통이 놓여 있었고 인도 한쪽에는 자동차 부품으로 보이는 쇳덩어리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또 인도 곳곳에는 시커먼 기름때가 뭍은 비닐이 버러져 있고 인도는 곳곳이 얼룩져 있어 지나다니는 행인들에게 스트레스 유발은 물론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여실히 더러냈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나무 곁에 무단으로 버려진 기름 뭍은 비닐과 기름때로 얼룩진 인도 모습. ⓒ천지일보 2019.3.27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나무 곁에 무단으로 버려진 기름 뭍은 비닐과 기름때로 얼룩진 인도 모습. ⓒ천지일보 2019.3.27

이와 관련 도시정비과 B과장은 “행정적인 책임이 큰 것은 인정하지만 이곳 일대를 강제적으로 대집행하기에는 부담감이 있다”며 “30~40년 방치된 이곳에는 고철 등 무거운 부속품들이 많아 강제철거는 더더욱 어렵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부산진구청은 도로 무단 점유에 대해 30년 넘게 단 한 번도 변상금을 징수한 적도 없어 상인들로부터 위법에 대한 인식을 무디게 하는 등 특혜의혹을 자처한다는 지적이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81조(변상금의 징수) 1항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용·수익허가나 대부계약 없이 공유재산 또는 물품을 사용·수익하거나 점유를 한 자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유재산 또는 물품에 대한 사용료 또는 대부료의 100분의 120에 해당하는 금액(변상금)을 징수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최근 보도 탓인지 부산진구청 도시정비과가 부랴부랴 내놓은 부품상가 준수사항에는 ‘잠정준수선(황색실선) 준수에는 철저히 하고 각종 부품도색 등 작업 시에도 황색실선 내에서 행인 및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조치 후 시행해야 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부산진구청이 계도 명목으로 부품상가 14곳의 입주 상인들에게 제시할 잠정준수선(황색실선) 준수 기준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온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인도와 도로에 방치된 기름통과 기름으로 얼룩진 인도. ⓒ천지일보 2019.3.27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인도와 도로에 무단 방치된 기름통과 기름으로 얼룩진 인도. ⓒ천지일보 2019.3.27

도로법상 황색실선 안쪽은 당연 도로로써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다. 또 황색선 바깥 선은 사람 등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공간이 확보돼야 함에도 이 같은 조치는 행인들의 안전이나 인근 초등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 보행권 확보를 염두에 둔 개선방안이라 보기에는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도시 미관저해, 환경오염 등으로 2차 피해가 이어지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해소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곳을 자주 지나다닌다는 전포동 한 주민은 “특히 이 일대는 비가 오는 날이면 악취가 진동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불쾌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도시 한복판에 이런 흉물이 존재하는 곳은 부산진구밖에 없을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부산진구는 부산의 명실상부한 요충지에 자리를 잡고 있어 관광객의 왕래도 잦은 곳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무사안일, 탁상행정 등 부정적 수식어가 더 이상 따라붙지 않도록 어지럽혀진 도로 환경개선은 물론 아름다운 도시 미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부산진구청 도시정비과 관계자들은 오는 28일 서면중앙시장 번영회 사무실에서 상인들과 개선 방안을 놓고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어떤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상가 앞에 고철, 차량 등이 무단 방치돼 있어 사람이 차도를 걸어가다 봉고차와 맞부딪힌 위험한 모습. ⓒ천지일보 2019.3.27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상가 앞에 고철, 차량 등이 무단 방치돼 있어 사람이 차도를 걸어가다 봉고차와 맞부딪힌 위험한 모습. ⓒ천지일보 2019.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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