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각각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측에 뇌물을 준 혐의와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으로 순탄치 않은 행보를 걷고 있다. (출처: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각각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측에 뇌물을 준 혐의와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으로 순탄치 않은 행보를 걷고 있다. (출처: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뇌물 혐의 대법 앞둔 이재용

이부진 프로포폴 투약 의혹

대법 판결 따라 수감될 수도

두 사람 경영능력에 치명상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삼성 오너가 두 남매가 각종 의혹으로 순탄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측에 뇌물을 준 혐의로 현재 대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있고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우 뇌물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아 약 1년간 수감된 바 있다. 현재는 의혹일 뿐이지만 결과에 따라 두 사람에게는 적지 않은 피해가 있어 보인다.

이 부회장은 다음 달 대법원 상고심(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측에 뇌물을 준 혐의)을 앞두고 있다. 1심에서는 실형을 받았으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353일을 복역했다가 석방됐다. 이 부회장의 대법원 상고심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상고심과 함께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심리한다. 구체적인 뇌물액수의 판단에 대해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판결이 엇갈리는 등 법리적 쟁점이 복잡하다는 의견에 따라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회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삼성이 최씨 딸 정유라에게 건넨 말이 박 전 대통령 등에게 준 뇌물로 인정되는가이다. 이 부회장의 1심의 경우 삼성이 정씨에게 건넨 말이 ‘묵시적 청탁’이라고 판결돼 실형이 내려졌다. 항소심에서도 ‘묵시적 청탁’이라고는 인정됐지만 89억 중 36억원만 뇌물로 인정돼 이 부회장에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판결됐다.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이 부회장은 다시 한번 구속될 수도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1일 오전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에 도착해 주총장으로 이동하기 취재진 앞에 잠시 서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1일 오전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에 도착해 주총장으로 이동하기 취재진 앞에 잠시 서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은 지난 20일 뉴스타파의 보도로 의혹이 제기됐다.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이 사장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H성형외과에서 마약류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했다고 보도했다. 성형외과에서 2016년 1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간호조무사로 일했던 김지민(가명)씨는 “자신이 근무할 당시인 2016년 한 달에 최소 두 차례 이 시장이 H성형외과를 방문해 VIP실에서 장시간 프로포폴을 투약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해 이 사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보도 다음날인 21일 이 사장은 호텔신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난 2016년 왼쪽 다리에 입은 저온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 치료와 눈꺼풀 처짐 수술 소위 안검하수 수술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 병원을 다녔다”며 “수차례 해당 병원을 다녔지만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을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이번 의혹을 밝히기 위해 H성형외과를 압수수색해 관련 서류를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재용-이부진 경영능력 빨간불

이번 사건으로 두 사람에 대한 경영능력이 치명상을 받을 수도 있어 보인다. 앞서 경영에서는 이재용보다 이부진의 능력이 더 인정받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 결과가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두 사람에게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유학길에 올랐으며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등 경영 준비를 해왔다. 반면 이 사장은 1994년 연세대학교에서 아동학 학사로 졸업 후 다음 해인 1995년 삼성복지재단 기획지원팀에 입사했다. 경영을 준비한 기간은 이 부회장이 이 사장보다는 길다.

2010년 12월 3일 당시 삼성전자 부사장이었던 이재용과 호텔신라·에버랜드 전무였던 이부진은 동시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부진의 경우 두단계 승진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천지일보 2019.3.1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천지일보 2019.3.18

이 부회장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탈한 성격으로 국제사회에 폭넓은 인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2월 석방 이후 13차례 해외 출장을 통해 대내외 주력 인사들은 만나 미래먹거리를 찾고 민간 외교 사절의 역할도 두드러졌다.

작년 12월과 올해 3월에 열린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딸과 아들의 결혼식에 퀄컴과 노키아, 골드만삭스, JP모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등 해외 주요 기업 CEO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 이 부회장도 초청돼 참석했으며 릴라이언스그룹과 협력 관계를 확인했다.

사업적 면에서는 이 부회장보다는 이 사장이 더 사업수완이 좋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00년 ‘e삼성’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는 이 부회장이 처음 참여한 경영활동으로 삼성그룹 계열사의 보안과 전자결제 등 IT사업을 총괄하는 곳으로 약 5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최대주주로 올랐다. 그만큼 이 사업은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 작업에서 중요한 사업으로 여겨졌지만 결과는 대규모 적자를 발생하고 결국 1년 만에 실패로 남기고 사업을 정리했다.

반면 이 사장은 ‘리틀 이건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사업 추진력이 있고 카리스마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의 추진력이 드러난 대표적 사례로 2010년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인천국제공항 내 신라면세점에 입점하는 데 성공한 점으로 꼽힌다.

앞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그룹 회장과 이브 카셀 루이비통 사장은 루이비통을 공항 면세점에 입점시키지 않겠다는 원칙을 고집한 바 있다. 이에 이 사장은 2009년 아르노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부터 만나 그를 설득했다. 또한 2010년 아르노 회장이 한국에 입국했을 때에는 공항까지 직접 마중 나가 1위 면세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을 제치고 루이비통의 입점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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