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장관의 자격
[정치칼럼] 장관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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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청문회가 열렸다. 과연 해당 장관이 되기에 부끄러운 점이 없는가를 살펴보는 자리에 장관후보자는 연거푸 죄송하다, 드릴 말이 없다는 말만 한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처세이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실거주 목적이라며 주택을 3채 보유하고 있었다. 주택 3채가 실거주 목적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먼저 산 주택이 팔리지 않아서라는 이유를 댔다. 분당, 잠실, 세종시 모두 거리가 꽤 떨어져 있는 지역이다. 실거주 주택 한 채를 빼도 민감한 지역에 주택을 구입해 갭 투자를 했고 심지어 살고 있던 집을 딸에게 증여하고 월세를 내는 등의 편법 증여로 세테크도 사용했다. 게다가 후보자가 잠실에 있는 아파트를 구입하던 시기는 건설교통부 장관의 비서실장을 하고 있었고 당시 잠실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지역이었다. 관련정책의 핵심부에 근무하면서 돈이 될 만한 지역에 먼저 투자했고 시세차익을 얻어낸 것이다. 왜 그랬냐는 말에 적극적 해명도 아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송구하다는 말이 전부이니 사실상 해당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문제는 그가 관련 정책의 핵심부에 근무하면서 현 정권이 추진하는 일을 거스르며 개인의 사액을 챙겼다는 것이다. 수장으로써 일말의 의구심도 없애고 공무에 전념해야 하는데 재직 중 이루어낸 전력은 그가 장관이 되면 멈출 수 있을까. 이뿐만이 아니다. 문화체육부,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의 장관후보자의 청문회가 진행될 것이다. 이들 후보자들은 부동산 투기, 채용특혜, 위장전입, 편법 증여 등 앞선 후보자와 별다를 것이 없는 흠결을 가지고 있다. 후보자로 나선 인물들의 검증으로 이들에게 관련된 의혹을 풀어주고자 하는 자리에 재테크 수단으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는 부동산테크와 편법 절세테크를 모아놓은 모습에 국민들의 반감이 앞선다.

사실 이들을 장관 후보로 내세운 청와대의 모습이 다시 보인다. 고위공직자의 인선절차가 있었을 테고 나름 검증의 검색대를 통과했을 후보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후보자로 밀어주는 것은 그 정도의 흠결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청문회의 모습이 방송을 타서 전 국민들에게 전달되는데 다른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보이는지 알 수 있을까.

임기 중에 장관을 바꾸는 카드는 그만큼 새로움으로 국민들 앞에 다시 서서 기대를 품을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기용한 카드가 시작하기도 전에 김이 빠졌다. 청문회로 생중계되는 장관후보자들이 하나같이 청렴결백의 길은 멀리하고 재테크에 능통하니 장관의 감투는 그 테크닉에 파워를 덧붙일 것이 보였다. 이들은 일반인이 아니기에 지나온 과거가 더 엄중한 잣대를 통과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투명함을 주장하며 역대정부와 다름을 지향하는 현 정부의 청문회라서 실망이 더 크다.

후보자들의 자세 역시 적극적 해명이 아닌 모호함으로 시선을 피하는 태도라 청문회는 그저 통과의례가 된 듯한 모습이다. 청문회에서 흠결이 지적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용된 인사가 있었기에 이번에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되기 때문이다. 다른 직종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관련분야 공무원으로써 오랜 시간을 근무한 사람의 마인드가 이 정도이다. 공무원의 길을 걷는 사람으로서 공무원 규정이 아니더라도 당연한 신념과 도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해당 분야의 수장이 되고자 했다면 남달라야 할 것이다. 청문회 자리에서조차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눈높이가 달라 죄송하다는 말이면 이후의 잘못 역시 의도한 바가 아니어서 죄송하다는 말이 될 것이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적당한 인재가 아님을 알았다면 등용하지 않아야 하고, 후보자 역시 스스로를 보았을 때 일말의 의구심이 생긴다면 욕심을 접는 것이 정도(正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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