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가 매각 의혹 논란으로 3개월째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기독교사학인 안양대에 대진성주회 인사가 이사로 선임되면서 한국교회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학교 측은 설득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한국교회는 이사선임 철회를 위해 교육부까지 압박하고 있다. 사진은 안양대학교 전경. (출처: 안양대 홍보영상 화면캡처) ⓒ천지일보 2019.3.26
안양대가 매각 의혹 논란으로 3개월째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기독교사학인 안양대에 대진성주회 인사가 이사로 선임되면서 한국교회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학교 측은 설득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한국교회는 이사선임 철회를 위해 교육부까지 압박하고 있다. 사진은 안양대학교 전경. (출처: 안양대 홍보영상 화면캡처) ⓒ천지일보 2019.3.26

대진성주회 인사 이사로 선임했다가 개신교인 반발 사

한국교회 보수진영 합세 학교이사장‧교육부 압박 나서

정관상 ‘기독교사학’ 맞지만 이사선임 제한 규정 없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안양대학교 매각 의혹 관련 논란이 3개월이 넘도록 해결되지 못하고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기독교사학으로 71년 전 출발한 안양대가 학교법인 신규이사 선임 문제로 내부 균열이 생겼다. 타종교인의 신규이사 선임을 용납할 수 없다는 신학과 및 신학대학원 교수회 등 구성원과 학교 발전을 위한 재원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학교 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학교법인 우일학원 김광태(장로) 이사장은 지난해 대순진리회 소속 대진성주회 관련 인사 4명을 이사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기독교 건학이념을 가진 안양대를 타 종교단체에 매각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왔다.

이와 관련해 신학과 관련 교수와 학생 등 반발은 거세다.

26일에도 이들은 세종정부종합청사 교육부(장관 유은혜) 앞에서 안양대 매각의혹 진상 규명 촉구 2차 집회를 진행했다. 지난 1월 8일에도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학교법인 우일학원에 대한 교육부의 특별감사와 학교 실태조사 그리고 대진성주회 소속 이사 선임 철회와 승인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정관상 이번 이사 선임에 제동을 걸 문구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법인 우일학원 정관에 따르면 ‘이 법인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입각해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진리를 탐구·교육·실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명백히 기독교정신에 입각해 설립된 학교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사 선임과 관련한 자격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다른 기독교사학은 어떨가. 연세대는 이사 자격에 ‘기독교 성경이 가르치는 기독교인의 신앙생활을 하는 자’라고 한정한다. 숭실대는 ‘기독교 세례교인으로서 10년 이상 세례교인의 의무를 다한 자’라고 규정했다. 명지대는 ‘이사와 감사는 건전하고 순수한 복음주의 기독교 신앙을 하는 자’로 못박았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광태 이사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기독교인이면서 교육자이다”며 “안양대학교 발전을 먼저 생각한다. 그들이 지금은 나를 오해하며 모함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내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믿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사장으로써 부끄럽고 안타깝다. 내가 돈이 더 많았다면 안양대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줬을 텐데 안타깝게도 자금이 많이 부족하다. 안양대 발전을 위해서 외부 투자 유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신규 이사님들의 인품은 모두 훌륭하다, 대학 발전을 위한 의지도 강하시다, 믿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며 “비기독교인이라고 반대하는 것 자체가 명분이 약하고 잘못된 것이다. 안양대는 기독교대학이 아니며 대한민국 헌법도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 신규 이사님들의 종교가 무엇인가 보다는 학교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만약 나중에 신규 이사들이 불법적 행위를 한다면 그때 가서 문제 삼으면 될 일”이라며 “안양대에 대한 기독교적 기득권은 버리고 명실상부한 사립종합대학 안양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격려와 응원을 해주고 안양대 내에서 신학과도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란다. 나 역시 일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 측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교회 보수진영까지 합세해 목소리를 더욱 키워가고 있다. 25일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성명을 내고 “대진성주회에 안양대를 매각하려고 하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교육부를 향해 “‘기독교 정신’의 건학 이념을 명시한 학교법인 우일학원 정관에 위배되는 대진성주회 소속 이사 2명의 이사 선임을 철회하고, 승인 요청을 한 2명의 이사에 대해서도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학교법인 우일학원에 대한 특별감사와 안양대학교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불법성을 바로 잡아달라”며 “임시이사를 파견해 71년 역사의 기독교 건학이념을 지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안양대학교는 1948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 대한신학교로 개교한 개신교 사학이다. 신학대학을 통해 수많은 개신교 지도자를 배출했다. 대한신학교를 인수해 안양대학교로 발전을 시킨 김광태 이사장의 선친 고 김영실 장로는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한구석밝히기운동을 전개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기공협은 이 성명을 청와대, 교육부, 국회교육위원회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안양대 사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학내 문제를 넘어 한국교회 문제로 번지는 양상이다. 교육부가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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