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앞에서 사단법인 '평화나무'가 주최한 '한기총 해산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들은 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이
【서울=뉴시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앞에서 사단법인 '평화나무'가 주최한 '한기총 해산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들은 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이 "자유한국당이 200석을 하면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달성 못하면 이 국가가 해체될지도 모른다"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 발언한 것을 '무분별한 정치개입'이라고 주장하며 한기총의 해산을 촉구했다.

크리스찬기자협 설문 결과 90% “한기총, 韓교회 대표 연합단체 아냐”
한국교회 연합사업 걸림돌 질의엔 “교단 이기주의와 통합의지 부족”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북노회 사회선교센터 평화나무가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기총 해산을 촉구했다.

이들은 “설립 목적과 목적사업에서 크게 이탈한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망신살”이라며 “노골적인 정치개입을 하는 한기총은 해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에 대해서는 “한국교회 및 국가적 혼란 야기 행위를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평화나무는 이달 중순 개신교 매체 기자들이 가입된 크리스찬기자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한 진행한 ‘한국교회 연합기관’ 관련 설문 조사결과도 발표했다.

응답자 20명 중 19명은 ‘한기총을 한국교회 대표 연합단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한기총의 대표성을 인정한다는 답변은 1명에 그쳤다.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단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복수 응답 가능)’는 ‘무분별한 이단 해제 및 영입 100%(18명), 지도부의 각종 전횡 77.8%(14명), 잦은 정치 발언 72.2%(13명), 금권선거 폐해 66.7%(12명)·주요 교단의 소극적 참여 및 탈퇴가 각각 66.7%(12명)로 나타났다.

한국교회 연합사업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이유를 묻는 질의(복수 응답 가능)에는 교단 이기주의와 통합의지 부족 75%(15명), 한기총 이단 해제 및 영입 65%(13명), 연합기관 지도부의 각종 전횡 60%(12명), 한교총(한국교회총연합회)·한기총·한교연(한국교회연합)·교회협(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분리 및 지도력 부족 44%(9명), 교권 이기주의와 금권선거 폐해 40%(8명)·특정 이슈에 대한 적극적인 정치 참여 40%(8명) 순으로 나타났다.

연합기관 정상화를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복수 응답 가능)라는 물음에는 무분별한 이단 해제 및 영입 금지 80%(16명), 허술한 정관을 비롯한 규칙 및 제도 정비 65%(13명), 금권 부정선거 등 비리 척결 60%(12명), 특정 정당과 유착 및 정치 이데올로기 확산 금지 55%(11명)·지도부 전횡 방지 및 민주적 운영 55%(11명) 등의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크리스찬기자협회 소속 한 방송사 기자는 “한기총 출입 기자이긴 하나, 관심을 끊은 지 오래다. 교계 기자들 사이에서 배제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고, 또한 교단 산하 신문 기자는 “교단이 한기총을 탈퇴하면서 출입을 끊은 지 오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앞에서 사단법인 '평화나무'가 주최한 '한기총 해산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들은 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이
【서울=뉴시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앞에서 사단법인 '평화나무'가 주최한 '한기총 해산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들은 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이 "자유한국당이 200석을 하면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달성 못하면 이 국가가 해체될지도 모른다"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 발언한 것을 '무분별한 정치개입'이라고 주장하며 한기총의 해산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한 목회자는 “한기총은 선거 과정에서 금품수수와 정치적으로 지나치게 우 편향적인 행태를 보인다”며 “주요교단들이 모두 탈퇴한 마당에 한국교회 대표성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최대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통합, 고신, 대신, 합신, 백석 등의 핵심 장로교단과,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교회, 기독교한국루터회 등의 주요 개신교단은 현재 한기총에서 이탈한 상태이다. 현재 회원권을 지닌 77개 교단 회원단체 17개 중 대다수는 이름도 생소한 군소교단으로 구성돼 있다.

평화나무는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정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보탰다.

지난 20일 전 목사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첫 고비가 내년 4월 총선이다. 자유한국당이 200석을 하면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제2의 건국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200석 (달성) 못하면 이 국가가 해체될지도 모른다”라고 발언했다. 평화나무는 “한기총이 현실 정치에 무분별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총은 지난 18일 기독자유당(대표 고영일 변호사)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기총은 “과거 이영훈 대표회장 당시 기독자유당 정책에 대한 지지 견해를 밝힌 바 있다”라고 강조하고 기존에 없던 특별위원회까지 신설, 대정부 특별위원장 황성옥 목사, 대국회 특별위원장 강영철 목사, 대사법부 특별위원장 이성재 목사를 임명했다.

평화나무는 “설립 목적을 위배하면서까지 무리한 정치 드라이브를 서슴지 않는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그는 운전대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일침했다.

한기총의 설립 목적에는 신구약 성경을 정경으로 믿으며 복음주의적 신앙고백을 같이하는 한국의 기독교 교단과 단체의 연합기관으로서 각 교단과 단체가 독자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교회의 사명 감당을 위해 연합하며 정책과 사업을 개발, 시행하라고 명시돼 있다.

또 주요 목적사업(2008. 1. 29 변경)에는 ▲한국기독교 연합사업 ▲한국의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 사업 ▲사회와 정부 및 국제적 공동관심사와 협력 사업 ▲이단 및 사이비 대책 ▲구제와 구호 및 복지 ▲기타 상기 사업을 달성하기 위한 홍보 출판과 전문 인력 양성 및 필요한 부수 사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평화나무는 “그러나 한기총은 한국 개신교 8개 주요교단(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통합, 합신, 백석, 기독교대한감리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이 이단 또는 이단성이 있는 인물로 규정한 변승우 씨의 한기총 가입을 허락하고 변 씨가 설립한 대한예수교장로회 부흥총회(양병일 총회장)를 회원 교단으로 승인하는 등 교회 연합사업에 역행했다”고 평가했다.

또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200석을 (확보)하면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제2의 건국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등 특정 정당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옹호하며 설립 목적에서 크게 이탈, 정치적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민법 38조에는 ‘법인이 목적 이외의 사업을 하거나 설립허가의 조건에 위반하거나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때에는 주무관청은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이에 평화나무는 “한기총은 해산이 불가피해 이를 주무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청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평화나무 김용민 이사장과 신기정 사무총장, 카타곰교회 양희삼 목사, 바른교회세우기행동연대 정상규 대표, 기독학생실천연대 임석규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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