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몽골과 중국을 순방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를 대신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몽골과 중국을 순방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를 대신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국내외 경기침체 장기화 대안
저소득층 등 사회안전망 강화
주력산업·수출·4대 플랫폼 지원
2년 만에 재량지출 구조조정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우리 경제성장을 이끈 수출이 감소하고 글로벌 경제둔화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는 등 국내외적으로 하향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 나라살림을 경제 활력에 초점을 맞춘다. 저소득층 생활도 안정되도록 소득 재분배 정책을 보완하고 사회 안전망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곧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쳐 혁신경제를 더욱 확대해 어려운 경기를 살려보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2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2020년도 예산안 편성지침’과 ‘2020년도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의결·확정했다.

이들 지침은 중앙행정기관 등과 기금 관리·운용 기관이 각각 기재부에 낼 예산요구서와 기금운용계획안을 작성하는 가이드라인으로, 내년 국가재정 방향을 큰 틀에서 규정한다.

정부는 우선 내년 예산 편성의 중점 과제로 ‘활력이 꿈틀대는 경제’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주력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을 확대하는 정책에 재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핵심 소재·부품 산업이나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연구개발(R&D)·인재양성·사업재편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공장·산업단지를 보급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혁신 성장을 촉진하며 데이터·인공지능(AI)·수소 경제·5세대 이동통신(5G) 등 4대 플랫폼 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하위 20% 계층(1분위)의 소득이 기록적으로 격차가 확대하는 가운데 취약계층의 소득 기반을 확대하도록 재원을 배분해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데도 예산 편성을 집중시켰다. 내년 한국형 실업 부조를 도입해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실업급여를 받을 자격이 없는 근로 빈곤층을 보호하며, 특수형태근로종사자나 예술인 등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소득을 보장하고 재취업할 수 있도록 패키지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에 어울리는 상생형 일자리 모델 발굴을 유도하고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아울러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 지원과 장애인 구직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고 노인 일자리의 질적 향상도 모색하기로 했다.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전체 고교 2·3학년을 대상으로 무상 교육을 추진하고 저소득층 학자금 지원을 강화하는 등 차별 없는 사회의 기반을 만드는 데도 재원을 할애한다.

또한 정부는 낡은 사회간접자본(SOC)을 안전 진단해 정비하고 미세먼지 대책을 강화하는 등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도 투자할 계획이다. 재정 수요는 커지고 세수 호조 추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한다.

올해 확정 예산(본예산, 총지출 기준)이 469조 6천억원인데 재량지출이 약 49%를 차지한다. 따라서 인건비, 기본경비 등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경비와 국정과제 등 필수 소요를 제외한 재량지출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각 부처는 주요 정책사업 증액 및 신규사업 소요에 대해 원칙적으로 재량지출을 10% 이상 구조 조정해 우선 재원을 충당하도록 할 방침이다.

각 부처는 이번 지침에 따라 예산요구서를 오는 5월 31일까지 기재부에 내며, 기재부는 9월 3일까지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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