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철 사건을 비롯해 초등학교 내외부에서 끊임없이 범죄가 발생함에도, 무슨 배짱인지 일선 학교의 보안수준은 전혀 나아진 게 없다. 대부분의 학교는 범죄가 일어난 학교를 특이한 사례로 보는 분위기다. 사실 0.1% 학교에서 범죄가 일어난다 할지라도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100%가 되는 것이요, 자녀를 학교에 맡긴 부모입장에서는 그 만약이 우리 자녀에게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정부나 일선 학교가 내 자녀가 당할 수도 있는 피해라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인지했다면, 이렇게 무방비하게 놔둘 순 없는 일이다.

외부 침입자에 의한 보안 수준도 문제지만, 일선 교사들의 의식 수준도 분통 터지기는 마찬가지다. 초등 여학생이 주변 학생들에게 성폭력을 당했는데도 짓밟힌 학생의 인권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소문날까 쉬쉬하는 학교장이나 교사들의 행태를 접했을 때는 절망 그 자체였다. 얼마나 더 가슴을 쓸어내리고, 안타까워해야 학교 폭력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철밥통 공무원에게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을지 답답할 뿐이다.

그나마 서울시가 내년부터 학교폭력 전담 보안관을 배치하겠다는 구체적인 대안을 모처럼 제시했다. 서울 시내 모든 국공립 초등학교 547곳에 학교폭력 전담 보안인력을 일일 16시간 배치,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학교보안관 제도가 정부 차원이 아닌 지자체 차원으로 논의되다 보니, 서울시를 제외한 타 지역 학생들은 여전히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는 곳은 달라도 부모마음은 매한가지요, 자녀들은 똑같이 귀하다. 사는 곳이 달라 안전수위가 달라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가가 존재하는 일차적인 이유는 국민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함일 것이다. 정부는 학교폭력 문제를 지자체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 모든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임 있는 학내외 안전대책을 제시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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