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홍국 한국 베트남학회 연구원

지난달 24일, 전날 연평전투사실에 대한 언론의 첫 머리 기사를 보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안보관을 알 수 있다.
즉 ‘대한민국이 공격당했다(조선일보)’ ‘연평도가 북한에 공격당했다(중앙일보)’ ‘연평도가 공격당했다(동아일보)’ ‘북한, 연평도에 해안포 공격(경향)’ ‘북, 해안포 공격, 연평도가 불탔다(한겨레)’ 어느 것이 정답일까?
우선 단순한 도발로 인식하는 것이 문제다.

왜 군사력의 충돌이 아닌 민간이 거주 지역에, 그것도 북한 영토로부터 12km 이상 떨어진 민간인 거주 지역에 무차별 포격을 한 것이 단순히 무력도발인가? 전쟁행위요. 선전포고이다.
이제 천안함 침몰에 내성이 생긴 것일까? 수도권 지역에 미사일이 떨어져야 대한민국이 공격당했다고 할 것인가?

북한은 이미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함으로써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가까이는 지난 10년 간 남에서 북으로 간 단물을 빨아먹으면서 핵 개발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연평도 민간시설 복구에 대해서 접근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어차피 피격된 건물은 다시 지어야 한다. 그렇다면 피격 건물의 일부는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

6.25 전쟁의 흔적이 대한민국 얼마나 남아 있는가. 전쟁기념관에 와서 고작 사진 몇 장 보고, 어뢰 한 번 본다고 실종된 안보의식이 살아날까? 반드시 연평도 피격 현장은 보존돼야 한다. 그리고 연평도 주민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지원으로 다시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왜 언론에서는 ‘살기 싫다. 무섭다’라고 하는가? 이것이야말로 북한정권이 노리는 노림수다. 다시 의연하게 돌아가야 한다. 서해 5도는 지상에서의 군사분계선보다 더 중요하다.

지상의 군사분계선은 방어적 성격이지만 서해 5도는 적에 대해 비수와 같다. 그러므로 서해 5도의 사수는 곧 대한민국의 안보이다.

연평도 피격시설은 가능한 보존해서 반드시 통일 이후까지도 보존해야 한다. 북한의 실체를 똑똑히 보여주고 후손에게 이러한 과정을 거쳐 통일 대한민국이 있었다고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한다. 고층건물만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역사가 아니다.

쓰라린 과거도 중요한 유산이다. 연평도를 방문한 일부 정치인의 눈에는 폭탄주로 보였겠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눈물이 담긴 역사의 현상을 복구하지 말고 보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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