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하려다 ‘자승자박’… 과거사위, 김학의 뇌물혐의 재수사 권고
출국하려다 ‘자승자박’… 과거사위, 김학의 뇌물혐의 재수사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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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출처: 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부무 차관. (출처: 연합뉴스)

해외출국 시도 수사권고 결정타

“당시 검찰, 계좌추적도 안 해”

곽상도·이중희도 수사대상 올라

피해 여성 “1년 6개월간 포로”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별장 성폭력·성접대’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재수사를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25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회의를 거쳤다. 그 결과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의 뇌물(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 전 민정비서관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곽 전 수석과 이 전 비서관은 모두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민정라인이다. 과거사위는 이들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수사를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이날 회의에서 실무기구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으로부터 김 전 차관 관련사건 중 검찰이 수사에 우선 착수할 필요가 있는 의혹을 중심으로 중간 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의 뇌물혐의에 대해 ▲건설업자 윤중천 및 피해여성의 관련 진술이 존재하는 점 ▲당시 검찰이나 경찰이 계좌추적을 하지 않았던 점 ▲당시 수사기관이 뇌물혐의를 수사하지 않아 사법적 판단이 없었던 점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뇌물제공 시기 및 뇌물금액을 특정하면 그에 따라 공소시효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점을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이유로 꼽았다.

여기에 김 전 차관이 지난 22일 밤 해외로 출국을 시도하다 긴급출국금지조치가 된 점도 수사 권고 결정의 큰 영향을 미쳤다. 김 전 차관의 무리한 출국 시도가 오히려 스스로를 옥죈 꼴이 됐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과거사위는 회의 결과 발표에 앞서 “전직 고위 검사가 우리 위원회의 조사에 협조는커녕 심야 0시 출국이라니 국민들을 뭘로 보고 그러셨느냐”며 “언제 어느 곳이든 깨어있는 시민과 공직자들이 있다는 것을 잊으셨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조사에 적극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곽 전 민정수석과 이 전 비서관의 직권남용 혐의 수사 권고에 대해서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소속 공무원, 경찰 공무원 등의 진술 확보 ▲청와대 브리핑 자료 등에서 혐의가 소명되는 점 ▲본건에 대해 새롭게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점 ▲진상조사단의 한계가 있는 점 등을 수사 권고의 요인으로 설명했다.

과거사위는 “신속하고도 공정한 수사를 통해 뒤늦게나마 국민의 의혹인 김 전 차관 사건의 실체 규명 및 관련자 처벌 등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이 받고 있는 또 하나의 혐의인 특수강간 부분은 우선 수사 권고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강간은 2명 이상이 공모해 성폭행을 저지르는 범죄를 말한다.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의혹이 우선 수사 권고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친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이 난 탓에 이를 뛰어넘을 새로운 증거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사권이 없는 조사단이 확보하지 못한 증거는 검찰의 재수사 과정을 통해 보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위가 김 전 차관 등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권고 결정을 내리면서 검찰은 빠른 시일 내에 검사장급 검사를 팀장으로 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거나 특임검사를 임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는 이날 과거사위 권고와 관련해 “권고내용을 대검찰청에 송부해 신속하게 적절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4년 김 전 차관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 이모씨의 변호를 맡았던 박찬종 변호사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씨는 2007년부터 약 1년 6개월간 윤중천의 포로였다”며 “언론에서 자꾸 원주 별장 이야기만하는데 윤중천은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에서도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박 변호사는 “윤씨가 김 전 차관에 대한 별장 성접대가 있던 날에도 ‘김학의 전 차관을 잘 모시라’고 이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윤씨가 권총을 가지고 협박하는 등 전형적 의미의 강간죄 구성요건을 충족한다”며 “과거사위는 기소의견을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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