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중심 제목에서 인물중심으로 바뀌어
사극은 역사적 인물 또는 사건을 소재로 기획ㆍ제작된다. 하지만 웅장한 배경 효과와 인기 배우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하면서 ‘흥미유발이 과하다’라는 염려 섞인 반응들이 잇따르고 있다.
2003년 드라마 <다모>는 ‘다모폐인’이라는 명사를 낳은 퓨전사극의 원조로 유명하다. 당시 이전 사극과는 다른 획기적인 기획과 의도로 인기리에 방영됐지만, 종영 후에는 내용 중 역사적 사실과 맞지 않은 부분이 지적되기도 했다. 드라마 <다모>의에 등장한 ‘다모’는 조선시대의 ‘여형사’로 오인할 만큼 역사적 사실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시대에 ‘차모’라고도 불리는 ‘다모(茶母)’는 말 그대로 ‘차를 나르는 여종’이었다.
실제로 역사적 사실 자료가 부족해 사극 제작의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드라마적 구성을 위해 재해석 된 것이 시청자들의 관심 유발이라는 반응을 낳은 이유다.
박창식 김종학프로덕션 대표는 “역사적인 고증 자료가 부족해 전통 사극을 제작하기 위한 어려움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역사적 사실 바탕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창 인기리에 방영되는 사극 대부분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두고 있지만, 극마다 흥미를 유발하는 성향이 더 강한 극적 효과의 과장성이 적지 않다.
사극을 챙겨보는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제목도 내용 중심에서 역사적 인물로 변화했다. 우리나라 최초 사극인 <국토만리>는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이야기를 극화한 드라마다. 또한 <용의 눈물> <왕과 나> 등 초창기에 비해 최근 등장한 사극은 <불멸의 이순신> <천추태후> <선덕여왕> 등으로 이전에 내용중심이었던 제목에서 역사 인물 중심으로 제목이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퓨전사극’이나 ‘창작사극’이라 할지라도 사실(史實)을 벗어난 내용이 시청자들의 역사관에 혼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염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