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평화를 위한 반제국주의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평화를 위한 반제국주의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 이온유 객원기자] 베네수엘라 정보기관 세빈(SEBIN)이 21일(현지시간)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핵심 측근을 체포해 감금하면서,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과 임시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과이도 의장 간의 내정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과이도 의장의 편을 들고 마두로의 목을 조르기 위해 가장 큰 돈줄인 석유수출을 차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마두로 대통령과 미국과의 큰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4일(현지시간) 무장한 세빈 요원들이 카라카스 남부에 있는 과이도 의장의 비서실장 로베르토 마레로의 집을 급습한 뒤 그를 연행했다며, 마두로 대통령과 과이도 의장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미국은 과이도 의장 측근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며 강력 대응을 경고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베네수엘라에 아직 가장 강력한 제재를 하지 않았다. 마두로의 독재가 끝나지 않는다면 미국은 재정적으로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베네수엘라 정부의 돈줄인 석유 수출을 차단하는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기업인 PDVSA를 포함해 마두로 정권과 연계된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캐나다, 브라질 등 14개국으로 구성된 리마그룹과 유엔도 세빈의 마레로 체포를 비난하고 즉각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베네수엘라에서는 과이도 의장이 지난 대통령 선거의 불법성을 주장하며 자신이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했으며, 미국 등 서방의 지지를 등에 업고 마두로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서방의 퇴진 압박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대통령은 물러나지 않고 계속 싸울 것을 시사했다.

마두로는 24일 국영 TV를 통해 방송된 연설에서 “앞으로 몇 시간 내 새로운 정부의 체계와 전 내각의 변화에 대해 발표하겠다. 우리 자신을 쇄신하고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베네수엘라 경제적 불황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로 돌리며, 과이도 의장의 비서실장 마레로를 체포한 뒤 이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이 미국이 동결한 베네수엘라 자금으로 자신을 죽이기 위한 암살자를 고용하는 데 사용했다고 비판하며 이를 사전에 무력화시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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