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19.3.24
ⓒ천지일보 2019.3.24

김동희 건축가
총천연색의 영상이 기억에 남는 영화이다. 기존에 지니고 있던 상식을 모두 무너뜨린 황당무계한 스토리의 연속이다. 그래서 마음을 놓지 않고 끝까지 보는 재미가 있었다. 캡틴마블의 힘이 강해지면서 덩달아 화려한 의상의 변신에 감동하면서 보게 된다. 

심지어 우주복 없이 우주로 나가는 장면은 영화 속의 꿈인지 황당한 이야기를 슬쩍 흘린 위트인지로 혼돈을 주며 주인공의 강인함을 끝까지 지켜보는 즐거움을 준다. 

현실에 기반을 둔 건축은 황당하거나 아방가르드한 난데없는 느낌을 싫어하지만 예상을 뒤엎는 기상천외한 건축물들이 탄생하는 것에 더 이상 거부감이 없는 것 같다. 

‘어떻게 엿가락같이 축 늘어진 건축물이 있을까’ 하고 생각하지만 이미 많은 사례의 건축물들이 생기고 있다. 생각이 얽매이지 않는다면 엉뚱한 상상력의 현실적인 구현도 가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황당하고 아방가르드한 건축은 ‘살 수 없는’ 건축물처럼 난데없게 느껴져 그 호불호가 명확한 영역에 들지만 세상에 둘도 없는 건축물은 계속해서 지어지고 있다. 

캡틴마블과 같은 영화가 20년 전에 나왔더라면 황당한 영화라며 많은 사람들이 외면한 ‘마니아들을 위한 영화’라는 입소문으로 남았을지도 모르지만 많이 바뀌어온 사회의 분위기가 문화를 바꿨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영화가 됐는지도 모른다. 

건축도 마찬가지다. 건축의 미래에도 다양성을 부여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공감할 수 있다면 상상하지 못했던 공간과 형태를 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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