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미국 외교전문 공개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중국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최근 공개된 미국 외교전문에 따르면 중국 내 남한 주도 통일의 당위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짙게 깔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도 피격 사건 이후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중국이 ‘상황에 따라 북한을 버릴 수도 있다’는 복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각)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가 공개한 한반도 관련 미국 외교전문을 소개한 기사를 통해 북한에 대한 중국 당국자들의 충격적인 발언 내용을 실었다.

최근 위키리크스는 25만여 건의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을 공개했다. 이 중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이 외교통상부 제2차관으로 재직할 당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와 북한의 붕괴문제를 논의했던 내용이 언론을 탔다.

외교전문에 따르면 중국은 동아시아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을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한국통일 대해서 호의적이며, 북한을 신뢰할 만한 동맹국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전문에는 “지난해 4월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강행한 것은 미국으로부터 관심을 얻으려는 행동이었다”는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비판도 실렸다. 이 부부장은 북한이 ‘철없는 아이(spoiled child)’처럼 행동을 한다는 얘기를 미국 관리들에게 전했다.

특히 중국은 북의 핵실험에 대단히 민감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 수석은 지난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중국 지도부가 북한에서 등을 돌리는 분위기가 많이 감지된다고 전했다.

또한 천 수석은 “중국의 젊은 차세대 지도자들은 남한의 주도로 진행되는 ‘통일 한국’에 만족할 것이고 미국과도 동맹을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고 통일 한국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견을 중국 고위관리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남북통일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개된 또 다른 전문에 따르면 중국 당국자들은 “중국은 유사시 외부 지원 없이 북한 주민 30만 명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자들은 북한 주민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국경 봉쇄를 위해 병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북한 난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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