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북 고위관리 한국에 망명

(서울=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다수의 고위관리가 비밀리에 망명하는 등 북한 정권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 2-3년 내에 붕괴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외교 전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으며 한국 정부가 자신의 전략적 이해와 중국의 전략적 이해가 직접 충돌하고 있다는 상황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지난 2월말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와 한 오찬에서 김정일 사후 2-3년 안에 북한이 붕괴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금보다 젊은 세대의 새로운 중국 지도부도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지배하는 통일 한국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앞서 올해 1월에는 당시 유명환 외교장관은 방한한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에게 북한의 혼란상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해외에 근무하던 다수의 북한 고위관리가 최근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밝혔다.

6자회담과 대중관계에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의 전략적 이해가 직접적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인식을 한국정부가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내려면 중국이 정권붕괴 직전까지 북한을 압박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국은 핵을 가진 북한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정부는 중국이 6자회담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에 대해서도 불신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인 천영우가 다른 직책을 맡고 있던 시절에 스티븐스 대사에게 우다웨이를 중국에서 가장 무능하고 오만한 관리, 북한과 비핵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홍위병 출신의 오만한 인물이라고 비난했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은 북한과의 특수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북한 내부 사정에 그리 밝지 못하다는 정황도 공개됐다.

중국은 지난해 5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핵실험 이후에도 6자회담이 수개월 정도 중단될 것으로 오판했다.

북한의 우라늄농축시설에 대해서도 중국은 시작단계에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에 대해서도 분명한 정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상하이 주재 미국 영사관의 전문에 따르면 북한을 잘 알고 있는 중국 전문가들조차 김정은 후계설을 믿지 않았으며 김정일의 세 아들보다는 군부집단이 권력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장남인 김정남은 플레이보이 기질이 너무 강하고 둘째 아들은 비디오 게임에 더 관심이 많으며 김정은은 너무 젊고 경험이 없다는 것이 중국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이런 평가는 이후 바뀌는데 주중 미대사관은 지난해 6월 우장하오(吳江浩) 외교부 아주사 부사장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북한의 도발행위는 김정일의 건강악화 때문이며 미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킨 뒤 김정은이 완화토록 하려는 김정일의 계획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보고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