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헤이글리 공원에서 총기 난사 희생자 추모 기도회가 열려 무슬림들이 기도하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22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헤이글리 공원에서 총기 난사 희생자 추모 기도회가 열려 무슬림들이 기도하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모스크사원 1주일 만에 문 열어
이맘 가말 포우다 집전으로 진행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기난사로 50명의 사상자를 냈던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두 이슬람사원(모스크)이 테러 사건 발생 1주일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크라이스트처치의 알 누르 사원과 인근 린우드 사원이 다시 문을 연 기념으로 22일 오후(현지시각) 사건 현장인 알누르 사원 인근 해글리 공원에서 추모의 의미를 담은 이슬람식 예배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예배 참석자들은 2분간 묵념 시간을 가졌으며, 뉴질랜드 여성들은 무슬림과의 연대를 표시하기 위해 히잡을 착용했다.

예배는 전국으로 생중계됐다. 이슬람 종교행사가 전파를 탄 것은 천주교 12.61%, 성공회 11.79% 등 기독교 인구가 48%(이슬람 1.18%)에 이르는 뉴질랜드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뉴질랜드 전역의 모스크들에서는 보호와 연대의 의미를 담은 ‘인간 띠’ 행사도 진행됐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모스크 내부에는 끔찍한 총격에 따른 총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벽의 칠이 벗겨지고 군데군데 망가진 곳도 적지 않다. 사원 측은 경찰 수사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부서진 건물과 시설을 보수하고 다시 색칠했다. 벽에 생긴 총탄 흔적도 지우고 있다.

예배는 이 사원의 이맘인 가말 포우다의 집전으로 진행됐다. 포우다는 특히 테러 이후 공감의 리더십으로 전 세계의 주목받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참석한 데 사의를 표하며 “우리와 하나가 되어준 데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던 총리의 행위가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아던 총리는 15일 사건 발생 직후 현장을 방문해 “그들이 우리다”라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서구 지도자로서는 드물게 히잡을 쓰고 등장해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는 등 무슬림에 대한 공감 능력을 보여줬다. 21일에는 모든 종류의 반자동 총기를 금지시키는 발표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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