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버닝썬 사태, 몰카범죄 근절 계기 삼아야
[사설] 버닝썬 사태, 몰카범죄 근절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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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사태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폭행으로 시작해 마약에 이어 몰카범죄까지 우리 사회 부패의 단면을 한꺼번에 보여주고 있다. 가수 정준영은 이른바 ‘승리 카톡 단체 대화방’서 불법 영상촬영(몰카)을 하고 무차별로 유포한 사실을 인정했다. 정씨는 2015년 말 주변 가수와 지인이 참여한 SNS 대화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과 사진들을 전송한 사실이 밝혀졌다. 피해자도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씨의 이런 충격적인 행위가 드러나면서 몰카를 찍고 돌려보는 행위가 단지 한 개인의 성적 취향이 아닌 범죄라는 사실이 새삼 주목되고 있다.

피해 여성의 경우는 이런 영상이 노출될 경우 엄청난 고통을 겪는다. 그러함에도 그간 몰카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는 미미했다. 지하철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현직 판사가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에 그치고, 여성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한 국가대표 수영선수들이 무죄가 내려진 것은 사법부부터 몰카범죄에 대한 인식이 미미함을 보여준다. 한국여성변호사회 통계에 따르면 몰카 범죄의 처벌 유형은 1심의 경우 벌금형(72.0%)이 가장 많다. 항소심에서도 46%가 벌금형이었다. 벌금 액수 역시 300만원 이하가 80%에 달했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이 재범률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여성변호사회가 2016년 조사한 범죄 판례 분석 결과에 따르면, 몰카 범죄 재범률은 53.8%에 달한다. 경찰청 통계도 유사하다. 몰카 범행을 5차례 이상 저지른 비율도 31.2%에 달했다.

몰카 범죄자들은 자신이 직접 폭력이나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큰 범죄라는 인식을 하지 못한다. 경미한 처벌은 이런 생각을 합리화시켜준 셈이다. 몰카범죄 근절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이런 인식이 변화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몰카를 찍는 것은 물론 소지하고 유포한 행위를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해야 마땅하다. 이번 정진영의 몰카 범죄 역시 재범이다. 개인의 일탈로 보지 말고 일벌백계해 우리 사회 깊숙이 파고든 몰카범죄를 뿌리 뽑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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