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칼럼] 신한반도체제의 불확실성과 남북군축회담 필요성
[호국칼럼] 신한반도체제의 불확실성과 남북군축회담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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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휘 정치학 박사 / 문화안보연구원 이사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100주년을 맞은 3.1절 기념식에서 “신한반도체제는 대립과 갈등을 끝낸 새로운 평화협력공동체”라며 “한결같은 의지와 긴밀한 한·미공조, 북·미대화 타결과 국제사회 지지를 토대로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반드시 이루겠다”고도 했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의지는 가상하나 한편으로는 무모한 이상주의적 발상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신한반도체제의 정의를 ‘대립과 갈등을 끝낸 새로운 평화협력공동체’로 했지만 남북분단시대의 대립과 갈등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라는 것이 전제된다. 북한이라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나홀로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적대적(敵對的) 관계에서는 상호 신뢰라는 전제적 조건 없이 대립과 갈등이 상쇄된다는 것은 무모한 기대이거나 불확실성이 농후한 시간낭비가 될 것이다.

남북관계는 한일관계나 북일관계와는 근본적으로 판이 다르다. 한일관계나 북미관계는 넌제로섬게임(Non-Zero-Sum Game)이라서 반드시 손익을 볼 필요는 없지만 남북관계는 제로섬게임(Zero-Sum Game)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손해 보겠다고 하기 전에는 쉽게 승부가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문정부가 최근의 남북관계를 이끌어가는 행태는 제로섬게임도 하겠다는 과거의 ‘햇볕정책(sunshine policy)’보다 더 진보된 정책운영으로 속도전을 하기에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노이 회담의 결렬에서 드러난 진실게임은 바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한 의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안보리의 철저한 제재와 압박으로 국가경제가 위기로 다가오자 미국과의 군사적인 충돌을 피하면서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스몰딜(small deal)과 중간딜(midium deal)로 비핵화의 시간을 벌다가 적절한 상황변화에서 핵국가로 인정받고, 현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갖겠다는 후안무치한 사기술을 벌인 것이 아닌가?

이런 북한의 진의를 파악한 우리가 나아가야할 국가안보의 방향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어설픈 중재자의 스탠스가 아니라 북한과의 명확한 선을 긋고 레짐체인지를 할 수도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그런데 한미연합훈련은 중지되고, 국민은 한미동맹의 흔들림을 목격하면서 두려워하는 신한반도 분위기가 미세먼지처럼 휩싸고 있다는 것이다. 신한반도체제는 안보리제재를 위반하는 국제적 갈등 유발로 자칫 우리의 위기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헌법상에 대한민국의 국가목표는 ‘조국의 평화적 통일’로 명기돼 있다. ‘평화적 통일’은 절대로 ‘평화적 분단’이 아니다. 평화적이라면 남북 대립과 갈등이 끝난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스포츠경기에서 단일팀이나 구성하고, GP를 폭파하고, 남북철도나 연결한다고 마치 평화가 다 된 것 같은 선전선동은 분별력이 요구된다. 판문점선언-싱가포르공동성명-평양선언에서 마치 남북은 내부적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이룬 것처럼 기대했지만 막상 하노이회담에서 북한의 핵국가인정 기만전술을 알게 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 대해 군사력 절대 우위에서 겁박하면서 적화노선을 추구하겠다고 한다면 우리의 대북정책을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하노이 협상에 대해 “이제 우리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며 “미국·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낼 것”이라고 했는데 제로섬게임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4.27 판문점선언에 합의한 남북 재래식무기 ‘군축실현’을 위한 남북군축회담부터 이끌어가는 것은 넌제로섬게임으로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를 창출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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