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를 선거에 활용하다니… 뉴질랜드·호주, 터키와 갈등
참사를 선거에 활용하다니… 뉴질랜드·호주, 터키와 갈등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터키 에레일리에서 열린 지방선거 유세장에서 정의개발당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선거 유세장에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 총기 난사 비디오 발췌본을 보여주며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과격한 말들을 쏟아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터키 에레일리에서 열린 지방선거 유세장에서 정의개발당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선거 유세장에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 총기 난사 비디오 발췌본을 보여주며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과격한 말들을 쏟아내 "선거를 위해 혐오 범죄를 이용한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50명이 숨진 뉴질랜드 내 이슬람 사원 공격이 터키와 뉴질랜드, 터키와 호주 관계에 심각한 외교갈등까지 촉발하고 있다.

오는 31일 지방선거를 앞둔 터키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노골적으로 활용하자 뉴질랜드와 호주가 강력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중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최근 한 일련의 발언들에 대해 터키 측 입장을 직접 들어보겠다며 윈스턴 피터스 외무장관 겸 부총리를 터키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피터스 장관이 터키로 가서 “직접 만나보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과 dpa통신이 전했다.

다만 최악의 참사를 수습 중인 아던 총리는 그러나 터키와의 관계 악화 상황을 막으려는 듯 한층 유화된 어조로 입장을 밝혔다.

아던 총리는 이번 테러가 터키에서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데 충격을 받지 않았냐는 질문에 “나는 (터키와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거나 악화할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진의 파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지난 18일에도 터키 정치권이 이번 테러를 악용한다며 우려를 표했고, 피터스 장관은 자국을 방문한 터키 대통령에게 이를 직접 전했다.

지난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 두 곳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한 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선거운동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에 휩싸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건 후 최근 수일간의 집회에서 호주 국적의 뉴질랜드 테러 용의자 브렌턴 태런트가 스스로 촬영한 영상의 편집본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등 서방에 ‘이슬람 혐오’가 만연하다고 맹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호주군과 뉴질랜드군 1만명 이상이 몰사한 1915년 처키 갈리폴리 전투를 언급하면서 반무슬림 정서를 품고 터키에 오는 호주인과 뉴질랜드인은 선조들처럼 ‘관에 담겨’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경고까지 덧붙였다.

호주 정부는 현재와 같은 민감한 상황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이 “매우 무모하고 악의적”이라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호주 정부는 20일 호주 주재 터키대사를 불러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에 항의하며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에르도안 대통령이 발언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모든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경고했다.

터키 정부는 확전을 피하려는 듯 진의가 왜곡돼 전달됐다는 해명에 나섰다.

터키 대통령실 언론청의 파흐렛틴 알툰 청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말이 불행하게도 전후 맥락이 무시된 채 인용됐다”고 소셜미디어 계정에 에르도안 발언의 번역본과 함께 올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