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게이트’가 점입가경이다. 단순 폭행에서 시작된 사건이 이젠 눈덩이처럼 불어나다 못해 지축을 뒤흔들고 있다. 성접대 알선 의혹, 성관계동영상 불법촬영 논란에 급기야 경찰 최고위급 간부 연루설까지 돌면서 권력형 비리로 비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나날이 늘어가는 버닝썬 관련 범죄 혐의들을 정리해봤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방송인 승리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4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방송인 승리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4

버닝썬 게이트 혐의③: 성접대(성매매) 알선

 

승리, 해외 투자자 접대 위한 성매매 알선 의혹

낯 뜨거운 카톡 내용에 여론 들불처럼 타올라

승리, 끝내 연예계 은퇴 선언… YG 계약해지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29)의 군 입영 연기가 20일 결정됐다. 병무청이 승리의 현역입영 연기신청을 받아들인 데엔 수시가관의 요청도 한몫했다. 수사기관은 철저하고 일관된 수사를 위해 승리가 입영을 미룰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승리가 받고 있는 가장 큰 혐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알선했다는 것이다.

SBS funE는 지난 2월 26일 승리가 재력을 갖춘 해외 고객들에게 성접대를 제공하기 위해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카톡 대화 시점은 2015년 12월 6일 밤 11시 38분쯤으로, 승리를 비롯해 승리와 함께 공동으로 투자사 ‘유리홀딩스’를 설립한 유인석 대표, 버닝썬 직원 김모씨 등이 함께 관련 대화를 주고받았다.

승리는 “(서울 강남의 클럽) 아레나에 메인 자리를 마련하고 여자애들을 부르라”고 직원 김씨에게 지시했다. 이에 김씨는 “자리 메인 두 개에 경호까지 싹 붙여서 가기로… 케어 잘 하겠다”고 화답했다.

승리는 재차 “여자는? 잘 주는 애들로 데려가라”고 당부했다. 김씨는 “부르고 있는데 주겠나 싶다. 일단 싼마이를 부르는 중”이라고 응답했다. 다시 승리는 “아무튼 잘해라”라고 말했다. 10여분 뒤 김씨는 “남성 두 명은 (호텔방으로) 보냄”이라고 썼다.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29)가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 등 지인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출처: SBS FunE)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29)가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 등 지인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출처: SBS FunE)

유 대표도 “내가 지금 여자들을 준비하고 있으니 여자 두 명이 오면 호텔방까지 잘 갈 수 있게 처리하라. 두 명이면 되겠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연예인의 이 같은 낯 뜨거운 대화가 공개되자 그 파장은 엄청났다. 승리의 소속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는 부랴부랴 반박 자료를 내고 “승리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해당 보도는 조작된 문제메세지로 구성됐다”며 “가짜 뉴스를 비롯한 루머 확대 및 재생산 등 일체의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유리홀딩스 측 역시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이슈가 되고 있는 카톡 내용은 전부 사실무근”이라며 “승리와 회사에 앙심을 품고 있는 누군가가 허위로 조작된 카톡 내용을 제보하고 있고, 이는 확인 절차 없이 보도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경 대응은 얼마 가지 못했다. 지난 4일 국가권익위원회가 승리의 성접대 알선 의혹이 담긴 카톡 대화 원본을 공익 신고 형태로 확보하면서 승리 측 해명이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수사를 벌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0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승리를 입건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방송인 승리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4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방송인 승리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4

경찰은 또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클럽 아레나를 10일 수사관과 디지털 요원 등 20여명을 투입해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조사하는 동안 승리의 성매매 알선이 추정되는 카톡 대화는 더 공개됐다. 시사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사업파트너로 보이는 A대표와 나눈 대화에서 승리는 여성들의 사진을 A대표에게 보내며 한 명당 1000만원의 가격을 매기곤 선택하게 했다.

결국 논란을 수습하기 힘들어졌고, 승리는 11일 전격적인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YG도 이에 사과하며 계약을 해지했다. 물론 이걸로 끝은 아니었다.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승리는 16시간가량 밤샘조사를 받고 서야 귀가했다. 귀가길에서 승리는 군 입영 연기를 신청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승리와 유 대표는 성접대 알선 등의 혐의를 적극 부인하는 상황이다.

승리는 19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진실을 이야기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 상황”이라며 “수사기관조차 카카오톡 내용이 다 사실이고 증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성접대, 몰카 공유, 경찰 유착 의혹 등이 담긴 ‘승리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지목된 유리홀딩스 대표 유 모 씨가 15일 새벽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성접대, 몰카 공유, 경찰 유착 의혹 등이 담긴 ‘승리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지목된 유리홀딩스 대표 유 모 씨가 15일 새벽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A대표와의 카톡에 대해서도 “승리가 A 대표 측에 투자한 20억원의 돈을 돌려받기 위해 2년 가까이 끌려 다닌 것”이라며 “A대표가 승리에게 여성을 알선하는 듯한 카톡을 보여주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 대표 역시 “농담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유 대표는 앞서 카톡 대화가 조작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 “조작된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한 이유는 진실로 당시 성접대건 성매매건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실제로도 있지 않았다”며 “창녀들이라는 언급 자체가 진지하게 이뤄져서 남자들과 여성들을 호텔로 보냈다는 취지의 카톡 내용이 기억에도 없다” 강조했다.

승리의 군 입영이 미뤄지는 건 3개월 뒤인 6월 24일까지다. 경찰은 승리 입대가 연기된 것을 내심 반기고 있다. 과연 3개월 동안 관련 수사가 얼마나 진척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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