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인으로 알려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불교인사를 만나 합장을 하지 않으면서 때아닌 종교갈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14일 불교 조계종을 방문해 불교식 인사인 합장 대신 악수와 함께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이후 불교계 언론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과 황 대표 사진을 비교하면서 황 대표의 행보를 비판했다.

불교매체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만큼 개인적인 신앙이야 얼마든지 자유롭게 갖고 피력할 수 있지만, 국민의 민복인 공인으로서 이웃종교의 성지에 와서는 당연히 그 예법을 따라야하는데도 개인의 종교적 신념만을 고집스럽게 고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한국교회언론회가 논평을 통해 불쾌감을 표했다. 교회언론회는 논평에서 불교언론이 합장을 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은 것 말고도 대웅전에 참배를 요청한 것도 문제 삼았다. 기독교인인 황교안 대표는 대웅전에서 세 번의 참배 대신 세 번의 반배(半拜)로 예만 표함으로 자기의 신앙 소신을 지켰다고 한다. 교회언론회는 “황 대표가 기독교인임을 알면서도 굳이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르듯, 절집에 오면 절집 법을 따라야 한다’며 대웅전 참배를 요청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교가 소중하다면 이웃 종교인 기독교도 소중하다. 황 대표가 정치를 하는 것은 잠깐이지만, 그가 끝까지 간직할 것은 기독교 신앙”이라면서 “이것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쓴 소리 했다.

이번 논란은 개인의 예법 논란을 넘어 개신교-불교 간 기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불교 사찰을 방문해 합장하는 것은 그 문화에 대한 존중의 의미다. 그 이상의 확대해석은 불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자신의 신앙 양심을 이유로 하지 않겠다면 그 또한 존중돼야 한다. 황 대표가 조계종을 방문한 것은 제1야당의 수장의 입장이었다. 불교계 어른의 조언을 듣고 향후 정책에도 반영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조계종 또한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것이다. 본질엔 관심 없고 때 아닌 기싸움을 벌이는 불교-개신교 언론의 모습은 국민에게 실망감만 주고 있다. 황 대표는 충렬사도 곧 방문한다. 괜한 논란을 피하려면 사전에 인사나 참배 수준을 정해 서로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이 나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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