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단순한 새벽 클럽 폭행 사건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버닝썬 게이트’는 이제 클럽 비리와 문제를 뛰어넘어 가장 큰 사회적 이슈로 확대됐다. 버닝썬은 마약, 성접대, 몰카, 경찰유착, 미성년자 출입, 불법동영상 공유 의혹 등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소재들이 뒤엉켜있으며, 여기에 K-POP 스타 승리가 관여돼 있다는 소식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언론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퇴폐와 타락의 온상으로 밝혀진 버닝썬 클럽의 실제 운영자인 승리, 배우 박한별 남편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 등이 속해 있는 카톡방에 가수 정준영의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여기에 ‘유인석 사람들’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 현직 총경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재직 시절 승리 동업자인 유인석 대표와 만나 식사를 하고 골프를 친 의혹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화 ‘부당거래’에서나 볼 수 있는 경찰유착 관계와 숨어있던 뒷거래들이 드러나고 있다. ‘버닝썬 게이트’로 클럽 마약과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청와대도 깊게 주시하고 있는 클럽들의 경찰유착, 성접대, 마약 유통 등 사회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조직화 된 ‘범죄도시’를 정화하는 작업들이 대대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1990년 10월 13일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민생 치안 확립을 위한 특별 선언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당시 ‘범죄와의 전쟁’ 선포는 국가의 공동체를 파괴하는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고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동원해 이를 소탕해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했다.

지금 문재인 정권은 젊은 사회를 좀먹고 있는 클럽의 부당거래에 주목해야 한다. 2030이 주로 출입하는 젊은이들의 성지인 클럽에서 마약유통, 성접대, 몰카, 경찰유착, 미성년자 출입 등 부당거래가 공공연히 일어나고 직면한다면, 한국을 책임지고 갈 젊은이들의 사회적 환경은 어두울 것이다. 경찰이 클럽 버닝썬의 이문호 대표를 포함한 40명을 마약 투약 및 유통 혐의로 입건한 가운데 이문호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 중 일부는 버닝썬뿐 아니라 타 클럽에서도 마약을 투약하고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또 다른 문제는 우상으로 여기던 연예인 남성들이 카톡방을 통해 소통하며 여성을 성 상품처럼 취급하고 멀쩡한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관계하거나 성폭행한 것을 거리낌 없이 자랑하고 여성비하를 했다는 사실이다. 이 문제는 젠더 이슈로 부각됐으며, 많은 여성과 시민단체들이 혐오하며 해당 연예인들을 비판하고 있다. 20대 어린 나이에 급작스럽게 돈을 거머쥐고 인기를 얻은 연예인들은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의 이미지메이킹과 철저한 관리다. 많은 유혹 속에서도 스캔들이 터지지 않은 젊은 연예인들은 그만큼, 자신의 사생활을 철저히 관리하며 불필요한 인맥을 잘라내고 필터링을 하며 유지한다.

이번 ‘버닝썬 게이트’로 숨죽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피의자들은 성의식을 왜곡하고 그저 장난으로, 그저 재미로 일을 만들었지만 일반인인 피해 여성들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것을 두려워하며 살고 있다. 국민과 더불어 청와대까지 이번 사건을 주시하는 만큼, 검경은 클럽과의 전쟁을 통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리들을 철저히 수사하고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을 알려야 한다. 20대 부자들과 연예인들 등 사회특권층에서 발생한 이번 버닝썬 게이트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향후 젊은층의 깨끗하고 정돈된 문화가 조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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