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9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9 

부드러운 리더십 속 강한 야성
대여공세로 내부 단결 이끌기도
‘김정은 대변인’ 발언으로 文 저격
‘나베’ ‘왜구’ 친일 프레임에 말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20일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취임 100일째 날이다.

보수정당 사상 첫 여성 원내 사령탑에 오른 나 원내대표는 강단 있는 모습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3개월여의 취임 기간 나 원내대표는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리더십 속에서도 보수 야성의 강한 면모를 보였다.

취임과 동시에 그는 정부의 실정을 겨냥한 당내 특위를 다수 만들어 대여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김태우 전 수사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폭로, 무소속 손혜원 의원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고리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이처럼 대여투쟁을 진두지휘하면서 당 내부적으로 소속 의원들의 단결과 투쟁심을 이끌어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나 원내대표를 그간 ‘공주’ 이미지에서 ‘전사’로 각인시킨 결정적 사건은 지난 1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발언 파문으로 볼 수 있다. 나 원내대표가 당시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란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달라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된 사건이다. 당시 강하게 항의하는 여당 의원들로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도 그는 자신이 준비한 발언을 끝까지 이어갔다. 문제가 된 발언을 두고 여론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뉘었지만, 결과적으로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 지지율 추이도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힘을 싣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1~15일 전국 유권자 2517명을 대상(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p)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3%p 오른 31.7%로 4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나 원내대표의 투쟁 전략이 모두 먹혀든 것은 아니었다. 조해주 선거관리위원 임명 강행을 계기로 시작한 ‘릴레이 단식’은 “5시간 30분짜리 단식”이란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손혜원 의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 오히려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당 일부 의원의 ‘5.18 망언’ 논란으로 역공에 처하기도 했다.

‘친일 이미지’가 부각된 점도 한계로 꼽힌다. 나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친일 유공자 가려내기’ 비판 발언 등이 빌미가 돼 ‘친일 프레임’ 공세에 말려든 것이다. ‘나베’ ‘토착왜구’란 조롱까지 나온 것은 물론 ‘극우정당’이란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임기의 3분의 1을 보낸 나 원내대표의 원내 협상력 검증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선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문제와 관련해 여야 4당의 공세를 막아내야 한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주휴수당 조정과 최저임금제 개선 등 한국당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민생 관련 법안 처리도 당면 과제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지지층을 넘어 중도층까지 폭넓게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대안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는 일도 나 원내대표 앞에 놓인 과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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