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소설을 무대에 올린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주인공인 배우 박건형과 임혜영,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소설을 무대에 올린 연극 <죄와 벌>의 한 장면이다. (사진제공: 고양문화재단, 명품극단)

공감대 형성 소재… 공연 연출자의 재해석 능력 결합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지킬박사와 하이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로미오와 줄리엣> <어린왕자> <노인과 바다> <죄와 벌> <노트르담 드 파리>…. 이 고전소설들의 공통점은 고전소설을 바탕으로 연극이나 뮤지컬 등으로 재탄생 됐다는 것이다.

고전소설을 바탕으로 한 연극이나 뮤지컬은 소설 속에서 볼 수 있는 주인공이 공연 무대에 올라오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이해하기 어렵고 읽으면 지루하다 여겨졌던 도스토옙스키, 헤밍웨이, 괴테 등 대문호들의 작품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무대 위로 오르면서 재미있고 유익한 작품 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한 셈이다.

고전소설들이 뮤지컬이나 연극 등으로 오르는 현 추세는 공간적 개념에서도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재탄생된 뮤지컬과 연극은 시공간을 초월해 고전 소설이 주는 깊은 감동을 무대 위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고전소설은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삶과 죽음 등 인생의 문제와 직결된 내용을 주로 담았기 때문에 찾는 사람들의 수요가 적지 않다.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연극 무대로 옮긴 서은정 명품극단 조연출은 “오늘날에는 사회 전반에 걸쳐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범람하고 있다. 사람들은 고전 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ㆍ돈 인류에 대한 총체적인 내용 또는 이야기 등 높은 차원에 다다르고자 한다”며 “고전소설은 시대를 반영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다”고 말했다.

1774년 괴테의 실연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국내에서 뮤지컬로 초연 된 지 10년 만에 다시 무대 위로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이처럼 당시 시대적 상황을 호소하고 제도나 사회적 신분 등에 대해 빙자한 내용은 200여 년이 지나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단적인 예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소설 출간 당시 베르테르와 같이 실연을 당한 젊은이들 중심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베르테르 효과’라고 이름이 붙여졌으며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 러시아 원작임에도 불구하고 연극으로 올려 진 후 연일 매진되는 이유 가운데 원작에서 벗어나지 않는 연출자의 재해석 능력이 탁월한 것을 배제할 수 없다. 연극 <죄와 벌>의 김원석 연출은 관객의 구미에 맞는 드라마적 요소를 효과적으로 뽑아내기도 했다.

불황인 공연계에 고전소설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일이다. 서 조연출은 “공연계는 대중성이 짙고 1회성에 그치기 쉬운 것이 현실이지만, 고전소설을 통해 예술적인 숨결을 불어 넣어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면 원작 소설보다 깊어진 스토리와 감성을 자극하는 배경 음악, 무대효과가 어우러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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