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게이트’가 점입가경이다. 단순 폭행에서 시작된 사건이 이젠 눈덩이처럼 불어나다 못해 지축을 뒤흔들고 있다. 성접대 알선 의혹, 성관계동영상 불법촬영 논란에 급기야 경찰 최고위급 간부 연루설까지 돌면서 권력형 비리로 비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나날이 늘어가는 버닝썬 관련 범죄 혐의들을 정리해봤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마약과 성범죄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클럽과 경찰관 사이에 부적절한 유착이 있었던 정황이 포착되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간판이 사라진 버닝썬 입구의 모습. ⓒ천지일보 2019.2.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마약과 성범죄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클럽과 경찰관 사이에 부적절한 유착이 있었던 정황이 포착되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간판이 사라진 버닝썬 입구의 모습. ⓒ천지일보 2019.2.23

‘버닝썬 게이트’ 혐의①: 폭행

 

지난해 버닝썬에서 한 여성 구하려다 폭행당했다는 김씨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여성 3명 성추행으로 김씨 고소

언론보도 등 이어지며 반전… 고소인도 클럽 관련 드러나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유착 의혹으로 현직 경찰청 과장인 윤모 총경이 18일 입건됐다. 경찰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불법 촬영된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로 가수 정준영(30)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정준영은 경찰에 출석하면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모든 일의 시작점은 바로 김상교(29)씨다.

김씨는 오는 19일 경찰에 출석해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김씨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은 경찰관 2명과 버닝썬의 이사 장모씨로부터 명예훼손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고소됐기 때문이다. 저들은 왜 김씨를 고소했을까.

지난해 11월 24일 당시 클럽 버닝썬을 찾은 김씨 주장에 따르면 그는 이 클럽에서 성추행을 당하던 여성을 목격했다. 그 여성이 김씨를 잡고 숨으려고 하자 해당 여성을 보호하기로 했고, 그러다 이 클럽 이사 장씨 등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집단 구타를 당한 김씨는 전치 4주의 갈비뼈 골절, 횡문근융해증(근육이 녹아 혈액을 막는 증상) 등이 생겼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오히려 김씨가 가해자가 됐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씨는 이 같은 주장을 지난해 12월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게시했다. 또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 폐쇄회로(CC)TV 폭행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김씨 편을 드는 여론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김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이 등장해 12월 21일 강제 추행 혐의로 그를 고소했다.

상황이 변하기 시작한 건 올해 들어서였다. 지난 1월 28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김씨가 클럽 직원들에게 폭행당하고 역삼지구대 안에서도 경찰관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듯한 영상이 보도됐다.

경찰이 폭행 사건 피해자를 과잉 진압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직원이 여성 고객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것으로 확인됐다.서울 강남경찰서는 버닝썬에서 20대 고객을 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이 클럽 직원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경찰이 폭행 사건 피해자를 과잉 진압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직원이 여성 고객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버닝썬에서 20대 고객을 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이 클럽 직원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경찰의 행동이 석연치 않다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김씨 주장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경찰은 “김씨가 쓰레기통을 걷어차는 등 행패를 부려 초동 조처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고, 다음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경찰이 버닝썬에서 뇌물을 받는지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직접 김씨가 올리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해당 청원은 하루 만에 답변 충족 조건인 20만명의 동의를 받는데 성공했다.

버닝썬 측은 직원의 폭행을 사과했다. 그러나 김씨를 끌어낸 건 그가 클럽 여성 고객을 추행한다는 민원이 들어와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바로 지난해 김씨를 고소한 여성 3명이 그 근거였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김씨를 고소했던 여성들이 모두 버닝썬과 관련된 인물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3명 가운데 1명은 클럽에서 중국인 고객 손님을 맡았던 MD(클럽 내 영원직원) 일명 ‘애나’였고, 나머지 두명은 버닝썬 대표의 지인이거나 직원의 지인으로 파악됐다.

이런 상황에서 버닝썬의 장 이사와 경찰관 2명은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김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것이다.

경찰 출석을 앞둔 김씨의 변호인은 “김씨가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면서 자신의 입장과 소감을 얘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승리·정준영·최종훈 등 여러 연예인들을 은퇴하게 만든 김씨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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