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알 누르 모스크 외곽에 학생들이 모여 지난 금요일 총기 난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애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8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알 누르 모스크 외곽에 학생들이 모여 지난 금요일 총기 난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애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기 테러 범인이 유럽, 특히 프랑스로부터 테러의 영감을 받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범인의 선언문 제목인 ‘대전환(The Great Replacement)’의 작가인 르노 카뮈가 비난을 받고 있다.

백인 토착 주민들을 타지역 이민자들로 교체한다는 음모설 ‘전환’은 유럽 전역의 극우 정치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용어로 이민 논쟁에 필수적으로 등장한다.

이번 뉴질랜드 테러범 브랜턴 태런트는 그의 테러 선언문에서 “프랑스 방문을 통해 대전환의 실상을 목격했다”며 ‘폭력 사용의 동기’를 부여 받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카뮈는 태런트가 자신의 저서 내용을 인용한 데 대해 테러공격을 ‘범죄이자 우둔하며 끔찍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자신의 책을 ‘오용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러나 FP는 태런트가 그의 선언문에서 카뮈의 저서 내용 중 많은 부분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뮈가 식민주의에 비유한, 기존의 인구구성이 새로운 이주민에 의해 교체되는 인구소멸에 대한 공포가 선언문에 사용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나의 사랑 페기다’라는 에세이에서 독일의 반이슬람 그룹인 페기다를 ‘동방의 떠오르는 희망’ 등으로 치하하면서 토착 주민을 굴복시키기 위해 인구학상의 인해전술이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런트는 선언문에서 이 같은 이념을 반영해 “백인들을 대체하기 위해 수백만명이 우리의 국경을 넘어오고 있다”면서 “대량 이민 위기는 유럽인(백인)에 대한 공격으로 이에 대처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유럽인의 완전한 인종적, 문화적 교체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뮈는 이에 대해서도 비난이 일자 자신은 결코 살인을 옹호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그가 옹호해온 백인 민족주의가 나치즘과는 다르다면서 “위협에 처한 인종을 비롯해 모든 인종이 보존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느 인종이 가장 위협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백인일 것”이라면서 특히 프랑스의 경우 “자신의 영역과 문화, 문명을 급속히 상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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