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설립해 불법으로 주식을 매매하고 원금보장을 해준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혐의를 받는 ‘청담동 주식부자’ 이모씨가 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법원 건물을 나서며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정부의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설립해 불법으로 주식을 매매하고 원금보장을 해준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혐의를 받는 ‘청담동 주식부자’ 이모씨가 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법원 건물을 나서며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용의자 “이씨 부모와 돈 문제 있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33, 수감중)씨의 부모가 피살된 가운데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나 수법 등과 관련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만 4명이다. 피살된 부부가 각기 다른 장소에서 발견된 점도 특이점으로 보인다. 또한 부부가 사망한 시점은 지난달 25∼26일께로 추정되는 가운데 가족의 실종신고는 20여일이나 지체됐다. 다만 평소 연락을 하지 않는 사이였다면 실종신고가 늦어졌을 수도 있다.

시신 발견이나 용의자 검거는 신속하게 이뤄졌다. 시신은 신고접수 2시간 만에 발견됐다. 용의자 1명은 시신이 발견된 다음날 바로 붙잡혔다. 실종신고가 더 일찍 이뤄졌다면 달아난 용의자 3명에 대한 경찰의 추적이 수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 A씨는 경찰조사에서 “이씨 부모와 돈 문제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용의자의 진술만으론 정확한 범행 동기를 확인할 수 없기에 객관적인 입증 자료를 조사하고 있다.

A씨를 포함해 용의선상에 오른 4명은 모두 금전 관계가 얽혀 있는지에 대해선 미궁 속이다. 살인에 동원된 인물이 많을수록 CCTV에 찍힐 확률이나 공동범행 중 배반의 가능성 등이 있는데 굳이 4명이 가담한 이유에 대해선 아직 명확한 내용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전 관계가 있다는 A씨의 진술과는 달리 원한에 의한 ‘보복성 범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 이씨가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범죄로 피해자가 상당 수 양산된 사건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에서다.

앞서 이씨는 동생(31)과 함께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세운 뒤 지난 2014년부터 2년간 17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매하고 시세차익 130억원을 남긴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이씨 부모의 죽음이 이 같은 범행에 대한 보복으로 일어났을 가능성 등 모든 사건 방향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이씨 부모의 시신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발견된 점도 수수께끼다. 경찰은 여러 정황을 토대로 이씨 부모가 안양 자택에서 피살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일 경우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만일 안양 자택에서 함께 피살된 것이라면 범인들은 이씨의 부친 시신만 평택의 창고에 유기하고 달아난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범인들이 달아나기도 바쁜 시점에 왜 시신을 옮기는 수고까지 감수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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