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천지일보 2019.3.1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천지일보 2019.3.18

삼성전자, 20일 정기 주총

주주5배↑ 주가17%↓ 혼잡

이재용, 내달 대법원 판결

캐나다연기금, 박재완 반대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주총에서 주목됐던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루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지난 2016년 10월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면 임기는 오는 10월까지였다.

이 부회장은 다음 달 대법원 상고심(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측에 뇌물을 준 혐의)이라는 불확실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법 판결 이후 하반기에나 임시주총을 열어 이 부회장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강신업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과 관련해 “이 부회장은 지금보다 (결과가) 나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며 “물론 2심의 액수보다 1심의 액수로 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통일된 의견을 낸다면 오히려 이 부회장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강 변호사는 “다만 우리나라 대법원은 증거 판단을 잘못했다는 이유로 채증법칙 위반을 적용해 사실관계에 손을 댄다”면서 “대법원 판결은 예측하기 어렵다. 엄격하게 법리적 판단만 한다면 2심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국정농단 대법이 곧 나올 것인데 대법에서 이 부회장이 다시 수감될 가능성이 높다”며 “합리적인 생각을 하면 2심에서의 판결이 2대1이기 때문에 집행유예가 안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수결로 봤을 때 3명 중 1명(이 부회장)의 판결보다는 2명(박 전 대통령, 최 씨)의 판결에 손을 들어줄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법 판결에 대해 이견이 분분한 상태에서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 재선임에 나서면 자칫 마이너스 행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액면분할로 늘어난 주주, 주가는 하락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50대1 비율의 주식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그로 1년이 지난 지금 삼성전자의 주주 수는 지난해 말(15만 8000명) 대비 약 5배 증가한 78만 8000명이다. 상장사 주주 수로 볼 때는 1년 새 6위에서 1위로 올랐다.

올해 주총 참석자들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잠실체육관을 빌려 주총을 개최해 많은 주주를 수용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했으나 연속성과 접근성 등을 검토해 기존과 동일한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기로 최종 결정했다.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몰릴 경우 혼잡이 예상된다.

액면분할에 따른 주주 수는 크게 증가했지만 주가는 급락해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이 불만을 토해낼 수도 있어 보인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5월 4일 5만 3000원으로 시작해 한때 3만원 중반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다소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하락세는 면치 못했다.

이밖에 시민단체의 집회, 노조원 시위 등으로 주총장이 혼란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사외이사 후보 독립성 논란

이번 주총에서는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등 2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고 기존 사외이사였던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재선임한다.

이에 국내 의결권 자문회사인 서스틴베스트는 박 전 장관과 안 교수의 독립성을 우려해 사외이사 선임 건을 놓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박 전 장관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독립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된다면서 박 전 장관이 삼성그룹 소속 공익법인으로 분류되는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 중인 점을 문제로 삼았다. 성균관대학교가 삼성전자를 포함한 기업 총수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박 전 장관이 충실히 사외이사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교수에 대해서도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2017년 삼성전자의 특수관계법인인 호암재단으로부터 사회봉사상 부문 호암상(3억원, 순금 50돈)을 받은 점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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