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이보 부산=김태현 기자] 상가 앞 도로를 가득 메운 부속품들. ⓒ천지일보 2019.3.17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상가 앞 도로를 가득 메운 부속품들. ⓒ천지일보 2019.3.17

인도 점령한 녹슨고철, 부품들

부산진구청 10년째 뒷짐만

초교 등·하굣길에 심각한 영향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 부산진구청이 주민 건강권과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외면, 귀를 막고 수수방관하고 있어 전포동 ‘자동차부품종합상가’ 인근 주민들의 고통스런 비명과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근에는 초등학교가 있어 사태의 심각성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개선의 여지는 없어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전포동 ‘자동차부품종합상가’ 주변에 대한 도로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수년째 제기되고 있지만 관할하는 부산진구청은 뒷짐만 지고 있어 문제를 더 키운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앞서 손용구 부산시 의원은 부산진구의회 제7대 구의원 시절부터 “자동차부품종합상가 기계부품 상가 주변 정리가 시급하다”며 외쳤지만 부산진구청 담당자들에게는 공염불(空念佛, 입으로만 외는 헛된 염불)에 불가했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품에서 도로로 흘러 나오는 기름. ⓒ천지일보 2019.3.17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품에서 도로로 흘러 나오는 기름. ⓒ천지일보 2019.3.17

전포동이 지역구인 손용구 부산시 의원은 “기름 등이 동천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은 오래됐지만 기름 관리 소홀은 여전하다”면서 “인도에 부속품을 쌓아놓고 있어 심각한 수준으로 조속한 대책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부산지역에는 천둥·번개를 동반, 오후 한때 곳곳에 국지성 소나기가 내렸다.

그런데 전포동 ‘자동차부품 종합상가’ 주변 도로를 걷는 사람들 대부분은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하고자 우산을 들고 걸음을 재촉하지만 차도를 보행하고 있어 사고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태였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사람이 차도를 다니는 위험한 상황. ⓒ천지일보 2019.3.18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사람이 차도를 다니는 위험한 상황. ⓒ천지일보 2019.3.18

이같이 사람들이 차도를 다닐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동차부품 종합상가’ 앞 갓길에 기계부품들이 널브러져 있어 사람이 다닐 수 없기 때문이다.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상가 앞 갓길은 점주들의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사유지로 사용한 지 이미 오래다. 뿐만 아니라 쌓인 기계부품들 옆에는 물건을 싣기 위한 화물차량과 상가 주인의 승용차 주차로 인해 왕복으로 지나다닐 수 있는 도로는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아져, 상가 인근을 지나는 사람들이 차도로 밀려나는 등 위험에 노출돼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쇳물, 녹물, 기름 등이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심각한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손 꼽히고 있다.

이날 기자가 확인 결과 기름 덩어리 부품에서 빠져나온 기름이 하수구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었으며 상가 주변 하수구에서는 역겨운 악취 또한 심각한 수준이었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상가 옆 담벼락에 수북이 쌓인 부품들. ⓒ천지일보 2019.3.17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상가 옆 담벼락에 수북이 쌓인 부품들. ⓒ천지일보 2019.3.17

이에 대해 부산진구청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이 같은 일은 1~2년 된 일도 아니다”는 대답이다.

그는 “도시미관과 교통안전에 대해선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지만 업무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아 전임자에게 과태료 부과 등 상황을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준은 노랑선 밖을 넘지 말아 달라고 계도하고 있다”며 “민원이 들어오면 나가서 살펴보고 선 밖으로 심하게 나오는 부분은 계도 차원으로만 관리하고 있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해명이다.

이에 최근 5년간 도로점용으로 인해 발부된 과태료 건수와 주민들의 불편 민원 건수 확인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10년 가까이 구청에 시정조치를 요구한 한 주민은 “월·화요일에는 정리하는 시늉만 할 뿐 수요일부터는 도로가 엉망이 되지만 구청, 경찰 등 어느 기관도 관여하지 않고 뒷짐 진 지 오래됐다”면서 “무단 도로점용에 대해 주변 주민들도 몇 년째 수차례 민원과 진정서를 제출했고 정권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불통 구청’으로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공구상가 인근 초등학교 뒤 담벼락에 쌓인 고철덩어리들. ⓒ천지일보 2019.3.17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공구상가 인근 초등학교 뒤 담벼락에 쌓인 고철덩어리들. ⓒ천지일보 2019.3.17

또 다른 주민은 “철물·부속품 등이 도로 밖으로 나온 것은 물론 차량까지 주·정차를 하는 통에 양방향으로 진입하는 차량이 서로 양보하라며 싸우는 일은 부지기수다”면서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구청 교통과, 시청, 경찰서, 전포동사무소 등 수없이 민원을 제기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더 심각한 문제는 상가 일대 주변 도로 오염과 기름 냄새로 인해 정신적, 재산적, 환경적 피해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다”며 “민원을 넣어도 ‘함흥차사’고 마지못해 출동한 주차단속원 또한 나름대로 안면이 있다는 이유로 형식적으로 왔다 가버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인근 전포초등학교 학생들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가게 앞 도로에서 작업하는 통에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여러 번 사고도 있었다”며 “비가 오는 날은 기름이 하수구로 그대로 흘러 들어가고 골목골목마다 부품들과 주·정차된 차량으로 학생들의 등·하굣길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 지 오래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부산진구청이 상가 주변 도로점용료에 대해 과태료 미부과와 오래된 상가라는 핑계로 단속하지 못하는 이유가 전 부산진구의회 의원과 전 시의원 사무실이 상가에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일부에선 ‘특혜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상가 앞 도로와 인도에 놓여있는 기름통. ⓒ천지일보 2019.3.17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상가 앞 도로와 인도에 놓여있는 기름통 등. ⓒ천지일보 2019.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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