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앞에서 한인 대표가 잠적하는 사건이 벌어진 현지 기업 SKB 노동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9년 3월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앞에서 한인 대표가 잠적하는 사건이 벌어진 현지 기업 SKB 노동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최저임금을 주지 않거나 임금을 체불하는 등 문제를 일으킨 한인 기업이 지난 2년간 20여개나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제 현지 당국이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교민사회와 관련 기관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노동부는 조만간 문제가 제기된 20여개의 한인 기업을 상대로 노동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서 한국언론이 현지 부정부기구인 스타네노동정보센터(LIPS)가 조사한 자료를 인용해 지난 2년간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야반도주한 한인 기업이 20여곳이나 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현지 노동부가 실태 파악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한인 기업 20여개 모든 업체가 임금체불에 관련된 것은 아니다. 일부 기업은 채산성 악화로 공장을 타지역으로 이전해 직원들의 원성은 들었지만 임금체불 등과는 관련된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은 서(西)자바 주의 봉제 업체 SKB의 대표인 한국인 A씨가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함으로 촉발됐다. 이에 인도네시아에선 한인 기업의 임금체불 사례와 노동조건 등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A씨는 수년에 걸쳐 900억 루피아(약 72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SKB 직원들은 A씨가 임금체불로 4000여명 근로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SKB 사태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당국의 수사와 형사사법 공조, 범죄인인도 등 대응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조하라고 내렸다. 다만 인도네시아 기업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개입할 수 없고 형사기소 등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실질적인 공조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한편 A씨는 체불된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내주 5억원을 마련해 송금할 예정이며 추가적으로 1억 5000만원가량을 마련해 지급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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