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비율 96.9%
상승폭 중국에 이어 2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 경제 ‘뇌관’인 가계부채의 증가속도가 여전히 세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17일 국제결제은행(BIS)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6.9%였다. 우리나라 가계 빚이 전체 경제 규모에 육박한 셈이다.
BIS 기준으로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스위스(128.6%), 호주(120.5%), 덴마크(116.7%), 네덜란드(102.7%), 노르웨이(100.5%), 캐나다(100.2%)에 이어 세계 7위다.
문제는 가계의 소득 대비 빚 부담이 역대 가장 큰 데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 빠른 속도로 상승 중이라는 것이다. 한국보다 상위에 있는 국가는 모두 작년 3분기에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했다. 그러나 한국은 전분기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BIS가 통계를 집계한 세계 43개국 중 중국(1.2%포인트) 다음으로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중국과 한국 다음으로 칠레(0.6%포인트), 프랑스·러시아·브라질·프랑스(0.4%포인트) 순이었다. 전년 동분기 대비로도 한국은 룩셈부르크(5.4%포인트)·중국(3.5%포인트)에 이어 2.7%포인트로 3위였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 상승세가 가팔라진 것은 2014년 중반 정부가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한은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면서부터다. 지난 4년간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이 13.8%포인트로, 중국(16.2%포인트)에 이어 2위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18분기 연속 상승했는데, 이 상승기간 역시 중국에 이어 2위다.
우려가 되는 부분은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가 크고 증가율이 높은 데다가 소득에 비교해서 부담도 빠르게 확대한다는 점이다. 한국의 작년 3분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12.5%로, 전분기보다 0.1%포인트 상승하며 통계가 있는 1999년 1분기 이래 가장 높았다.
DSR은 가계가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을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BIS 통계가 있는 17개국 중 작년 3분기에 DSR이 상승한 국가는 한국과 핀란드, 캐나다 등 3개국뿐인데 각각 0.1%포인트씩 올랐다.
한국은 특히 2016년 3분기부터는 DSR이 매분기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가계부채 규모가 커진 데다 금리상승이 겹쳐서다. 이 기간 DSR 상승폭이 1.1%포인트로 2위인 캐나다(0.5%포인트)와 격차가 2배 넘게 난다.
DSR 상승세는 향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은행권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는 잔액 기준으로 18개월 연속 상승하며 3년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