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헌 기자]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시행 첫날인 26일 서울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DSR은 대출심사과정에서 기존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합산, 연 소득과 비교해 대출한도를 정하는 방식이다. 이때 합산하는 대출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자동차할부대출, 카드론 등 모든 대출을 말한다. ⓒ천지일보 2018.3.26
ⓒ천지일보DB

GDP 대비 비율 96.9%
상승폭 중국에 이어 2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 경제 ‘뇌관’인 가계부채의 증가속도가 여전히 세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17일 국제결제은행(BIS)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6.9%였다. 우리나라 가계 빚이 전체 경제 규모에 육박한 셈이다.

BIS 기준으로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스위스(128.6%), 호주(120.5%), 덴마크(116.7%), 네덜란드(102.7%), 노르웨이(100.5%), 캐나다(100.2%)에 이어 세계 7위다.

문제는 가계의 소득 대비 빚 부담이 역대 가장 큰 데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 빠른 속도로 상승 중이라는 것이다. 한국보다 상위에 있는 국가는 모두 작년 3분기에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했다. 그러나 한국은 전분기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BIS가 통계를 집계한 세계 43개국 중 중국(1.2%포인트) 다음으로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중국과 한국 다음으로 칠레(0.6%포인트), 프랑스·러시아·브라질·프랑스(0.4%포인트) 순이었다. 전년 동분기 대비로도 한국은 룩셈부르크(5.4%포인트)·중국(3.5%포인트)에 이어 2.7%포인트로 3위였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 상승세가 가팔라진 것은 2014년 중반 정부가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한은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면서부터다. 지난 4년간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이 13.8%포인트로, 중국(16.2%포인트)에 이어 2위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18분기 연속 상승했는데, 이 상승기간 역시 중국에 이어 2위다.

우려가 되는 부분은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가 크고 증가율이 높은 데다가 소득에 비교해서 부담도 빠르게 확대한다는 점이다. 한국의 작년 3분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12.5%로, 전분기보다 0.1%포인트 상승하며 통계가 있는 1999년 1분기 이래 가장 높았다.

DSR은 가계가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을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BIS 통계가 있는 17개국 중 작년 3분기에 DSR이 상승한 국가는 한국과 핀란드, 캐나다 등 3개국뿐인데 각각 0.1%포인트씩 올랐다.

한국은 특히 2016년 3분기부터는 DSR이 매분기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가계부채 규모가 커진 데다 금리상승이 겹쳐서다. 이 기간 DSR 상승폭이 1.1%포인트로 2위인 캐나다(0.5%포인트)와 격차가 2배 넘게 난다.

DSR 상승세는 향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은행권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는 잔액 기준으로 18개월 연속 상승하며 3년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