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2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2

야당 “왜곡된 역사인식 드러내” 질타

“제1야당 탄압” 한국당 법적대응 예고

[천지일보=명승일, 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발언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왜곡된 역사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의 집중포화가 이어졌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 원내대표는 전날(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방 후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또다시 대한민국에서 이런 정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해 달라”고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15일 의원총회에서도 “반민특위 활동이 잘됐어야 한다. 그런데 결국 그것이 국론 분열로 가져온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민특위는 일제강점기 34년 11개월 동안 자행된 친일파의 반민족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1948년 제헌 국회에 설치됐던 특별기구다. 그러나 친일세력과 이승만 정권의 비협조와 방해로 인해 반민특위의 활동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반민특위의 활동은 총 취급건수 682건 중 기소 221건, 재판부의 판결건수 40건으로, 체형(體刑)은 14명에 그쳤다. 실제 사형 집행은 1명도 없었으며, 체형을 받은 사람은 곧바로 풀려났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대전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나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발언을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발언의 연장선상으로 규정하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런 망언이 계속되고 있기에 한국당이 극우 반민족당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나 원내대표 이름이 ‘나베 경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이름에 나 원내대표의 이름을 합친 비난)이란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 아니냐”라고 질타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굉장히 왜곡된 역사 인식”이라며 “해방 이후 친일세력들이 그대로 세력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바로 ‘빨갱이 낙인찍기’였는데, 국회 연설에서 있었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도 사실 그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한반도 평화를 확립하기 위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신색깔론으로 왜곡하는 것”이라며 “굉장히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인식이고, 우리 당과 정부로서는 국민을 믿고 의연하게, 매우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반민특위는 친일청산을 위한 기구였다. 오히려 반민특위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해서 친일청산을 제대로 못했던 것이 역사의 아픔으로 남고, 국민을 분열되게 만들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발언을 한다는 것은 과연 제대로 된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심이 들게 한다”며 “부디 나 원내대표는 ‘아무말대잔치’를 중단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뿐 아니라 야당의 비난 역시 지속됐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단죄와 분열을 구분 못하는 나경원의 빈약한 역사인식이 부끄럽다”면서 “자신이 친일세력이라는 속내를 거침없이 토해내기로 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반민특위를 악랄하게 저지해서 친일파를 보위한 자들이 누구인가”라면서 “한국당은 명실상부한 자유당의 친일정신, 공화당, 민정당의 독재 DNA를 계승하고 있다. 국민을 분열시킨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친일파들”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자, 한국당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제1야당 원내대표를 향한 여야의 친일매도 비판과 단어선택이 도를 넘어섰다”며 “민주당을 정점으로 보수우파 말살을 위한 여야 합작의 조직적 제1야당 탄압 수순이 개시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이 대변인은 모욕죄와 명예훼손죄 등 동원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가 반드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