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8일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두꺼운 옷을 입은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지난 6일보다 5~10도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파주의보는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39일 만으로 올해는 처음이다. ⓒ천지일보 2019.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8일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두꺼운 옷을 입은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지난 6일보다 5~10도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파주의보는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39일 만으로 올해는 처음이다. ⓒ천지일보 2019.2.8 

12년 만에 3만달러 돌파
금융위기 겪으며 진입 지연
“3050클럽 가입 이례적” 평가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으로 선진국 진입 기준으로여기는 3만달러를 돌파했다. 인구 5천만명 이상이면서 1인당 GNI가 3만달러 이상인 ‘3050클럽’에 7번째로 진입한 것이다. 2005년 이탈리아가 가입한 이후 10년 만에 가입하는 국가가 된 셈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5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 1349달러로, 전년(2만 9745달러)보다 5.4% 증가했다. 원화 기준으론 3449만 4000만원을 기록, 전년 대비 2.5% 늘었다.

1인당 GNI는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통계로, 보통 한 나라의 국민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지난해 명목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2017년 1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 2000억원으로 적자 전환하면서 명목 국내총생산 증가율(3.0%)보다 낮은 2.9%를 기록했다. 실질 GNI는 국제유가 상승 등 교역조건 악화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 적자 전환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2.7%)보다 낮은 1.0%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총소득이 67달러에 불과한 최빈국이었다. 경제개발을 막 시작할 때인 지난 1963년 100달러를 넘었고 1977년 1047달러를 달성해 1000달러를 넘기까지 24년이나 걸렸다. 1인당 GNI 1만달러를 넘은 것은 17년이 더 지난 1994년(1만 168달러)이었다.

하지만 비교적 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70년 280달러에서 2006년까지 연평균 11.6%로 빠르게 증가했다. 1994년 1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 외환위기로 다시 1만 달러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원화가치가 회복되면서 2006년 12년 만에 2만 달러를 넘게 됐다. 과거 2만 달러 달성국들은 1만 달러 달성 이후 평균 10.1년이 걸렸는데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시기가 지연된 것이다.

한국이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진입하는데 걸린 시간도 12년 만이다. 한국은 일본·독일(5년), 미국(9년) 등에 비해 시간이 더 걸리긴 했지만,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이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8~2009년 2년 연속 1인당 GNI가 줄어든 적이 있었는데, 특히 2009년에는 1만 8256달러까지 떨어져 2만달러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국민소득 3만달러도 경제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면 언제든 깨질 수 있다. 실제 스페인, 그리스, 키프로스처럼 한때 1인당 GNI 3만달러를 넘었다가 2만달러대로 떨어져 회복하지 못하는 국가도 있다.

‘3050클럽’은 국민경제 규모의 기준이 되는 1인당 국민소득과 함께 적정선의 인구경쟁력도 갖춰야 한다. 실제 인구가 많으면 국민소득이 적고 국민소득이 높으면 인구가 적은 경우가 많아 한 국가가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기는 쉽지 않다. 3050클럽에 가입된 국가는 일본(1992년), 미국(1996년), 영국(2004년), 독일(2004년), 프랑스(2004년), 이탈리아(2005년) 등 6개국에서 한국이 7번째로 포함됐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면서 3050클럽에 가입한 7번째 나라가 됐다는데 의미가 있다. 여기에는 수출 기업들의 기여도가 크다”면서 “가입 나라를 보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식민지까지 거느렸던 국가들인데, 우리나라처럼 전쟁을 겪은 나라가 3050클럽에 가입한 사례는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제성장률, 실업률, 취업률 등 국내 경제 지표가 좋지 않아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힘든 상황이라는 게 남아 있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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