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AP/뉴시스】10일 북한에서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치러져 북한 어린이들이 평양의 한 투표소 앞에서 투표가 치러지는 동안 춤을 추고 있다.
【평양=AP/뉴시스】10일 북한에서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치러져 북한 어린이들이 평양의 한 투표소 앞에서 투표가 치러지는 동안 춤을 추고 있다.

직접 평가도 자제… 북미협상 고려한 듯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정부가 연례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 수위과 책임을 강조하는 표현을 삭제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다시 대화에 나서기 위해 유화적 제스처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가 13일(현지시간) 공개한 ‘2018 국가별 인권보고서’에는 전년 보고서에는 포함됐었던 “북한 주민들이 정부의 지독한 인권침해에 직면했다”는 표현이 사라졌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해당 표현 대신 “(북한의) 인권 이슈들은 다음과 같다”는 식으로만 설명됐다.

또 보고서에는 “(북한) 정부는 인권 침해를 저지른 관리들을 처벌하기 위한 어떠한 믿을만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포함됐는데, 이는 작년 보고서에 나온 “어떠한 알려진 시도도 한 바 없다”는 언급보다는 다소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도 북한 내 인권침해의 항목을 세부적으로 나열하면서 ‘정부에 의한 불법적 살해’ ‘정부에 의한 강제실종’ ‘당국에 의한 고문’ ‘공권력에 의한 임의 구금’ 같은 표현을 넣어 북한 정권에 책임을 물었다. 항목별 인권침해 실태를 나열할 때는 자체 수집 정보보다는 언론 보도나 인권단체의 보고서, 탈북민들의 주장 등을 인용했다.

북한 정권에 대한 미 정부의 직접적인 평가도 자제했다. 항목 중 ‘실종’에서는 “NGO와 싱크탱크 보고서, 언론 보도를 보면 (북한) 정부가 (강제) 실종에 책임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표현했다.

마이클 코작 국무부 인권담당 대사는 이번 보고서에서 ‘지독한’이라는 표현이 빠진 이유에 대해 보고서에서 각종 인권침해 사례가 나열돼 있음을 언급하며 “함축적으로 북한은 지독하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외에도 2018 보고서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현재 조선노동당 위원장”이라는 직함 설명을 덧붙였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2017년 식물인간 상태로 귀환해 결국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보고서 서문에 “미국의 국익을 발전시킨다면 그들의 전력과 상관없이 다른 정부들과 관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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