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포커스] 초당 이무호 서예가 “세계에서 붓글씨 가장 많이 쓴 사람으로 남고 싶어”
[피플&포커스] 초당 이무호 서예가 “세계에서 붓글씨 가장 많이 쓴 사람으로 남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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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초당 이무호 서예가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초당 이무호 서예가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3

태극서법, 자연 순리 맞게 개발
종이 가장 많이 쓴 사람 되고파
붓 잡을 땐 “즐겁고 편안하게”

[천지일보=이태교 기자] 한국서예의 세계화를 위해서 23년째 세계 20여개 단체와 서예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는 이가 있다. 태극서법의 창시자로 65년 필묵과 벗 삼아 온 초당 이무호(72) 서예가다. 세계문화예술발전중심 회장을 맡은 그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이사 운영위원, 심사위원, 국회의원서도실 지도위원, 헌정회 kbs 사우회지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서예 문화가 발전하려면 정치인도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23년째 정계인사들과  전문서예가로 대중과 소통하며 활동하는 그를 만났다. 

─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 산간벽지 영덕 칠보산에서 산 짐승과 부엉이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조실부모 4형제 막내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가는 날보다 소먹이는 일을 전담 산으로, 들로 다니는 날이 더 많았다. 산에 소를 풀어 놓고 땅바닥에 싸리 꼬챙이로 글자 연습을 했다. 한학자이셨던 할아버지(구계 이능환) 덕분에 어깨너머로 천자문을 쓰고 외웠다. 당시 나는 붓이 없어 궁여지책으로 토끼털, 닭털을 송진으로 발라 대나무에 끼워서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 또 종이와 먹이 없어서 소나무 판자에 황토를 풀고 가마솥 그을음을 섞어서 만든 먹으로 붓글씨를 익혔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5학년 때쯤 습자시간에 선생님이 “무호 글씨는 힘이 있다”고 칭찬해 주셔서 큰 힘을 얻어 주경야독으로 붓글씨를 집중해서 쓰게 됐다.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까지 국전에 몇번 출품했지만 계속 낙선했다. 출품에 몇 번 떨어지고 나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반드시 해낼 수 있다’는 일념으로 72년 맨몸으로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그렇게 주경야독하며 본격적인 서예의 길로 들어서게 됐고 오늘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

─ 붓을 잡을 때 마음가짐과 정신은.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잡는다. 또 기분 좋은 마음으로 연습한다. 내가 붓을 잡는 순간부터 세계에서 붓글씨를 가장 많이 쓴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다시 말해 종이를 가장 많이 사용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그런 연유인지 붓을 한번 잡으면 화선지 100장을 쓰고 붓을 놓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실천했다. 그리고 심상에 자연을 접목시켜 그 글자와 문장이 가지고 있는 뜻을 떠올리며 연습한다. 내게 내려준 신의 선물은 앞으로도 이 마음이 변하지 않고 붓을 잡겠다는 것이다. 작품에 임할 때는 붓을 잡고 처음 쓴 작품을 선택할 때가 많다, 그동안 한 작품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첫 번째 작품이 제일 마음에 든다. 그래서 작품은 한 번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반면 평소 연습은 신중하고 충실하게 하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초당 이무호 서예가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던 중 ‘독립정신’이란 붓글씨를 쓰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초당 이무호 서예가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던 중 ‘독립정신’이란 붓글씨를 쓰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3


─ 붓이 갈라지지 않고 잘 쓰려면.
붓을 잡고 선을 그대로 그으면 붓이 갈라진다. 붓에 탄력을 주고 선을 제대로 그으려면 처음 시작하는 역입(逆入)과 붓의 갈라짐을 방지하기 위해 자세를 바꿔야 한다. 그리고 마무리 부분 회봉이 반복된다. 한 획을 그으려면 ‘3절법’ 연습을 권장한다. 가로획을 그을 때 한 번에 선을 긋지 않고 수시로 필봉을 세워 자세를 바꿔가면서 써야 한다. 가로획은 상하로 자세를 바꿔주고 세로 획은 좌우로 바꿔주면서 삼절을 해야 붓이 갈라지지 않고 탄력을 받는다. 그리고 태극서법의 8괘(八卦)다. 처음은 위(양)·아래(음)를 양분하고 이것을 다시 4상(象), 8괘로 나눈다. 8괘는 만물이 순환하는 이치를 그대로 담고 있다. 

─ 직접 개발한 태극서법에 대해.
글씨는 자연의 순리와 똑같다고 생각된다. 산 도라지가 새싹이 돋을 때는 줄기가 굵고 꺾으면 하얀 우유빛 액체가 줄줄 흐르지만 차츰 줄기가 굳어지고 말라 꼬챙이만 남게 된다. 만물은 물씬 자라다가 열매를 거둘 때는 견고하고 도지향적인 방향으로 간다. 글씨는 자연의 순리에 조금도 어긋나면 안 되는 것이다. 운필하는 자세도 붓을 세워 잡고 팽이가 돌아가듯 힘차게 회선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태극서법은 모든 이치가 음양원리에 접목해서 개발했다. 운필법과 결구법, 장법(흐름) 등 자연의 순리에 맞게 개발한 것이 태극서법(太極書法)이다. 나는 하늘과 대기를 양, 땅과 물을 음으로 본다. 화선지를 펼치면서 어머니의 품으로 생각한다. 붓에 먹을 물씬 묻혀서 뢰괭(雷轟, 벼락이 떨어짐)이 진동하는 듯한 글을 쓰기도 하고 흰 구름이 하늘에서 훨훨 날아가듯 도지향적(道指向的)인 글을 쓴다. 그래서 태극서법이라 명명했다. 나무도 기둥은 충실하고 가지는 가늘다. 바탕은 힘껏 받쳐주는(무겁게) 글씨로 쓰고 위는 조금 가볍게 쓴다. 자연의 순리대로 필법을 개발하고 접목했다. 모든 것이 필경에는 한군데로 돌아가는 만법귀일(萬法歸一)하는 자연의 순리를 따른 것이다.

─ 서예문화 명맥 이어가기 위한 노력.
글씨를 쓰면서 변화되고 재미있는 모습의 작품을 쓰려고 노력한다. 특히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 타이틀 글씨를 쓸 때는 청풍호에 태조 왕건이 배를 진수(進水)하는 모습을 연상하면서 글씨를 썼다. 글씨는 심상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좋은 글씨는 반드시 기(氣)를 받게 된다. 디지털 문화가 발전해도 수강했던 학생들은 내가 쓴 글씨는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사람의 심성과 내공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로 그려서 형태만 만들어 놓은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나는 많은 대하드라마 타이틀을 30여년 쓰면서 캘리그라피 원조격이라고 자부한다(법도를 모르고 쓴 캘리그라피와 다름). 모든 것이 회자정리라 했듯이 우리나라 서예 문화는 다시 부흥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언젠가는 서예가 고귀한 대접을 받을 것이고 서예의 가치가 다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후학 양성에 힘쓰겠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초당 이무호 서예가가 중극 송나라 최고의 시인 소동파의 ‘적벽부’를 초당 창작체로 쓴 작품. (제공: 초당 이무호) ⓒ천지일보 2019.3.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초당 이무호 서예가가 중극 송나라 최고의 시인 소동파의 ‘적벽부’를 초당 창작체로 쓴 작품. (제공: 초당 이무호) ⓒ천지일보 2019.3.13

─ 통일기원 작품을 많이 쓰고 있는데.
통일기원 말 마(馬) 자를 작품 속에 표현하고 있다. 압록강의 봄바람이 불어야 한라산의 말이 철책을 넘어 38선을 질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품 속에 ‘馬’ 글자를 쓴다. 지난해는 3개의 馬자 글자를 썼고 올해는 4개의 馬를 썼다. 계속해서 馬 글자를 추가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다. 한반도 통일의 순간까지 미약하나마 작품 속에 말을 표현해 힘이 되도록 염원하겠다.

─ 국회에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이 있다면.
내가 국회에 들어와서 한·중 의원공무원서법전을 성사시킨 일이다. 인민 대회의장에서 문화를 매개로 한중 의원들이 화기애애하게 만난 그때를 잊을 수가 없다. 2회를 개최했는데 우리나라 전(前 )대통령과 전·현직 국회의원 60여분이 동참했는데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 측에는 정협 부주석을 비롯해 인대위위원 정협위원과 정치인이 대거 참여했다. 천안문 광장 노동궁전과 민족문화궁에서 전시됐고 한국 국회의원 회관에서 전시했다. 또 중국 서법가협회 심붕 주석이 나를 만나러 저희 협회에 와서 남긴 작품은 보배로 여긴다.  
시진핑 주석이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오라고 탕가쉬엔 국무위원을 보냈을 때 내가 즉석휘호로 한·중 우의를 다져나가자는 시(詩) 한수에 평생 선물중에 가장 좋은 선물을 받았다고 하며 귀국해서 보낸 벼루선물은 태극서법전시관에 소장했다. 그리고 중국 대사관 문화행사에 초빙받아 한국작가들을 추천도 하고 문화 사절로 활동하면서 한메이린 같은 작가와 만난 것은 영광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초당 이무호 서예가가 중국 인민대회의장에서 조위주 인대위 상무비서장의 영접을 받고 있는 이기택, 모교상, 주성룡, 김용채 의원 등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제공: 초당 이무호) ⓒ천지일보 2019.3.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초당 이무호 서예가가 중국 인민대회의장에서 조위주 인대위 상무비서장의 영접을 받고 있는 이기택, 모교상, 주성룡, 김용채 의원 등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제공: 초당 이무호) ⓒ천지일보 2019.3.13

 ─ 향후 계획은.
문희상 의장 지시로 한·중·일 의원 서예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려고 북경을 다녀왔다. 한·중·일 의원 서예전을 정기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금년 8월에는 한국대사 초청으로 초당 이무호, 중국서법연구원장 장걸, 싱가포르 사성서법연구원장 구증광 3인전을 싱가폴취화원미술관에서 개최한다. 특히 외국에 나갈 때마다 우리나라 독립지사 추모 작품을 제작해 직간접적으로 독립지사의 정신을 알리고 있다.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추모시는 중국 산동성 청도 명가미술관에 영구 소장돼 있으며, 신익희 선생 추모시도 제작(중국 광동서법원)했다. 수천년 가는 비석에 독립지사의 정신과 혼을 담아서 세계에 알리는 문화 가교 역할도 계속 펼쳐 가겠다. 

<약력>
세계문화예술발전중심회장
초당 태극서법연구원 초당서예원 원장
세계서법문화예술대전 운영위원장
㈔대한민국 미술대전 이사 운영, 심사 
국회의원서도실장, 지도위원
대한민국 헌정회 서예지도교수
상해 복단대 객좌교수
북경대 연원배 서법대전 한국측 수임 회장
옥5관 문화훈장 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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