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2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2

이해찬 “저주에 의연하게 나갈 것”

국회 윤리위에 나경원 징계안 제출

나 “국가원수 모독 주장은 국민 모독”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13일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가원수 모독’ 논란과 관련해 이틀째 공방전을 이어갔다.

전날 나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란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하라’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정면 충돌했던 양당은 이날도 서로에게 날선 비판을 쏟아내며 신경전을 계속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정부와 여당에 대해 저주에 가까운 표현을 보면서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며 “당정은 저주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중심을 잡고 굳건하게 의연하게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날 언급했던 ‘국가원수 모독죄’란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해당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발언 수위를 낮추는 모양새다. 또한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 사건이 국회 공전의 빌미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당에 대해선 공세의 고삐를 죘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정권을 놓친 뒤 거의 자포자기하는 발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측은해 보이기도 했다”며 “악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참담한 생각이 들었는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중심을 잡고 대응해야겠다”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극우’ ‘반평화’ ‘가짜뉴스’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자유한국당에 태극기부대 프레임을 씌우는 데 집중했다. 그는 “한국당이 하고자 하는 정치를 분명히 하게 됐다”며 “5.18 망언 의원에 대한 징계 거부는 극우의 길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한반도 평화 노력을 폄훼하는 것은 냉전 수구적 생각에서 벗어날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온갖 왜곡된 주장을 하는 것은 ‘가짜뉴스’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선동의 정치, 혐오의 정치를 하겠다는 몽니”라고 전반적인 연설 내용을 지적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전날 발언을 당장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우리 당은 국회 윤리위 제소 등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날 예고한 대로 이날 나 원내대표를 국회법 제25조 품위유지 의무, 146조 모욕 등 발언의 금지 조항에 근거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발언 파문의 당사자인 나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 대표의 ‘국가원수 모독죄’ 발언에 대해 “왜 좌파독재인지를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말한 ‘나치’ ‘군사독재’ 이런 언어들이 바로 어제 연설에서 말씀드린 역사공정의 모습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자신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데 대해서도 “견강부회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격을 위해서 대통령의 품격을 이야기했는데, 이렇게 윤리위 제소를 하는 것은 정말 납득되지 않는다”며 “윤리위 제소는 한마디로 국민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제소로, 한마디로 국민을 제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원수 모독이란 말 자체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민주당의 어제 태도를 보면서 과거 민주당이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 한번 반성해보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 나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며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발언하면서 여당 의원들이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양측이 충돌하면서 본회의장은 고성과 몸싸움으로 뒤덮이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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