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박미숙 천안시 복지문화국장. ⓒ천지일보 2019.3.13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박미숙 천안시 복지문화국장. ⓒ천지일보 2019.3.13

전국 최초 사회복지공무원 부이사관
여성장애인연대 설립‧가족폭력여성 지원
“사심없이 일하고 복잡할 땐 정면돌파”
자타공인 추진력 최고…“딸에겐 미안”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당장 눈앞의 사사로운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열심히 일하다 보면 좋은 결과도 있을 것입니다. 절대 혼자 잘해서 되지 않습니다. 조직이 일한다고 생각하고 협력과 조정이 중요합니다. 직원들 간에 서로 격려해주고 지지해 주면서 상생하는 법을 배우라고 조언해 주고 싶습니다.”

1988년 3월 늦은 나이에 천안시 7급 별정직으로 공직에 입문한 박미숙 천안 복지문화국장. 그는 여성권익 향상과 어려운 여성 보호를 위한 공익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 공직에 발을 내디뎠다.

31년 가까이 공직에 몸담아온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은 무엇일까.

박 국장은 “가정폭력피해 여성이었는데 대구에서 아들과 딸을 데리고 무작정 기차를 타고 도망 오다가 천안에 내려 시청을 찾아 도움을 요청한 일이 있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주소를 시청 주소로 옮겨주고 천안에서 자리 잡도록 도왔는데 남편으로부터 독립해 편안히 살 수 있게 됐다며 가끔 연락 오는 데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또 “여성 장애인 연대를 만들어 중증여성 장애인과 제주도 견학 갔을 때다. 그 당시 근육이 굳어가는 장애인을 만났는데 죽기 전에 비행기 한 번 타고 제주도 가는 게 꿈이라고 해서 중증장애인 휠체어 장애 여성들과 제주도를 간 적이 있다”며 “용두암 바다를 보고 한없이 울던 여성, 40년 만에 외출했다고 하는 장애 여성들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전국 최초로 여성 장애인 활동 보조사업도 추진했다. 그는 “시비 3000만원으로 병원 외출 도움, 가사 도움, 육아 도움 등을 지원하는 일을 했었다”며 “그 중 육아 활동 보조였는데 손에 힘이 없어 아이를 안다가 바닥에 떨어뜨려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이 있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을 받자 정말 좋아했다. 지금도 시청이나 보건소에 올 일이 있으면 사무실에 꼭 들린다. 이제 그 딸이 중학생이 됐다고 소식을 종종 전한다. 그럴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박 국장은 또 “2017년 U-20 월드컵을 유치한 경험도 기억에 남는다”며 “16강전 대한민국 경기 때다. 전석 매진으로 비록 3대 1로 졌지만, 응원의 열기는 하늘을 찔렀고 경기가 끝났는데도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응원하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감동”이라고 회상했다. 더불어 “관중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홍보하고 열심히 준비했었는데 경기마다 천안 관중이 제일 많고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대한축구협회 차범근 감독의 칭찬을 받아 굉장히 보람찼고 주변 식당들이 손님들로 만원을 이루는 모습 등은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받는 느낌이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공직자로서 신념과 마음가짐에 대해 그는 “무슨 일이든 진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과 해결하겠다는 마음으로 일했다”며 “시행착오와 실수를 줄이기 위해 관련 직원들과 충분한 의견을 나누고 토의를 하는 과정을 거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최선의 방안을 선택해서 추진했다”며 “작은 일이어도 공무이기 때문에 천안시 전체를 보면서 시장의 관점에서 정책적 판단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신념은 1번이 ‘사심을 버리자’, 2번이 ‘복잡할 때 최선의 방법은 정면돌파’이다.

공무원의 매력에 대해 박 국장은 “공무원의 정책 결정이 시민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내가 직접 어려운 사람을 지원할 수 있고 문화생활을 향상할 수 있고 생활체육 시설을 조성해 시민 건강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점이 가장 보람차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희생 없이는 불가능하기도 했다.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박미숙 천안시 복지문화국장. ⓒ천지일보 2019.3.13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박미숙 천안시 복지문화국장. ⓒ천지일보 2019.3.13

박 국장은 “막내딸이 초등학교 때 운동장에서 철봉에 부딪혀 쌍코피가 났어도 못 갔다. 지금도 울먹이면서 그때 일을 말하는데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소풍 때 졸업식 때 못간 적이 더 많다”며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다”고 웃어 보인다. 또 “주말도 없었고 늦게 들어가는 날이 더 많았다. 나뿐만 아니라 간부 공무원이면 다 똑같이 열심히 일하고 야근, 주말 없이 일했을 것”이라며 “그동안 같이 근무하면서 도와줬던 동료, 직원 여러분의 덕분이고 단체, 기관들의 도움이 커서 여기까지 왔다. 전국 최초 사회복지공무원 부이사관, 천안시 첫 여성 부이사관의 타이틀이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막중한 책임감은 물론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지인과 동료들은 이러한 박 국장을 ‘열정’ ‘추진력짱’ ‘적극적이다’라고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박 국장은 “개인적으로 구본영 시장님께 감사드린다”며 “2016년 4급 승진과 함께 장기교육을 가게 된 건 내 인생에 있어 쉼표 같은 시간이었다. 그 당시 나보다 더 능력 있는 5급 공무원도 많았다”면서 “특히 사회복지 5급이었던 나를 선택한 시장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랬기 때문에 3급 승진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을 테고 걱정도 되셨을 것”이라며 “그래서 더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미숙 복지문화국장은 “당면 사항인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대한민국 축구 종합센터를 꼭 천안에 유치하겠다”며 “원래 일복이 많다. 공로연수 들어갈 때까지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을 것 같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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