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평론] 검경개혁, 효율적 법집행보다 인권보장이 핵심
[아침평론] 검경개혁, 효율적 법집행보다 인권보장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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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라곤 논설실장/시인 

권력기관에 의한 국민 피해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국정원·검찰·경찰 등 권력을 가진 기관을 개혁하자는 목소리가 나온 지 벌써 오래됐지만 개혁의 시동조차 걸지 못한 일이 반복된지라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수사권 조정을 포함한 검찰개혁안을 공약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그 후 더불어민주당에서 개혁안 발표, 청와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이 나왔지만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중간 점검 형식으로 지난달 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섰지만 언제쯤 완전히 해결될지 알 수가 없다.

검찰과 경찰에서는 수사권 문제를 두고 오랫동안 갈등을 일으켜왔다. 그 점을 잘 알고 있던 문재인정부에서는 집권 초기에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여당과 청와대가 힘을 합쳐 강하게 몰아붙였다. 아마도 5월 장미대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3개월이 지날 무렵, 정부여당은 ‘적폐청산’을 내걸고 정치계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쌓여있는 과거의 부정적 요소를 찾아내 깨끗이 씻어내는 일에 핵심을 두었으니 그 차원에서 검경개혁을 부르짖었던 것인바, 정부여당이 보기에는 강하게 추진한다고 할지모르겠으나 성공할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추임 100일을 맞은 2017년 8월경 ‘적폐청산위원회’를 가동했다. 여러 가지 사안들이 많았지만 그 가운데 문 대통령의 선거공약이었던 수사권 조정도 핵심 사안이었다. 그래서 선거공약안 대로 검경 수사조정권을 비롯한 검경개혁안을 마무리 짓고 그해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었지만 야당의 거부와 검찰의 강력한 반대, 국민의 무관심으로 여당이 적폐청산 항목에 넣었던 소위 권력기관의 구조 개편안 국회통과는 무산됐다.

그 이후 지난해 1월 청와대에서는 국정원·검찰·경찰 등 권력기관 구조 개혁안을 마련하고 조국 민정수석이 발표하는 등 불씨를 살렸지만 이 개편안은 국회에 묶여 있는 상태로 검·경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는 지금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여당에서도 딱한 사정이다. 어느 정도 정리된 검경수사권 조정 등 권력기관 구조개혁안이 국회 내에서 여야논의를 거쳐 법이 통과돼야 만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지켜질 텐데 말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얼마나 간절했으면 문 대통령이 올해를 “일제시대 비뚤어진 권력기관 그림자 벗는 원년돼야”한다고 했을까.

그렇지만 정작 우리국민 가운데 대부분은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 관심 밖이다. 당장 먹고사는 일에, 또는 여야가 만들어내는 보수, 진보 이념의 굴레에 갇혀 실시간으로 떠다니는 뉴스에 잠시간 기우일 뿐 국격(國格)을 바꾸고 인권을 신장하는 본질적 문제인 권력기관 개혁 등 현안에 대해서는 조급함이 없다. 그야말로 여야 정치인이나 청와대 등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으로 치부해버린다. 그런 관심 밖의 일이니 검경개혁안의 지지부진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경찰과 검찰 간의 수사권 조정에 관해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데 ‘수사권’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라는 질문과 답변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이 ‘현안’이라는 것인데, 필자가 자세히 살펴보니 인터넷상 이 내용은 현재 올려진 글이 아니라 2005년 6월에 올려진 글이다. “국민들이 상세한 내용을 모르니 경찰과 검찰이 뭣 땜에 서로 논쟁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것은 경찰과 검찰 간의 밥그릇 싸움이 아닌, 국민의 문제”라는 것이다. 국회에서 형사소송법을 제정한 당시인 1954년에도 검경수사권 문제는 있었지만 경찰 자질 부족이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제헌국회 속기록에서 “이론상, 그리고 언젠가는 경찰은 수사, 검찰은 기소로 분리가 돼야겠지만 지금은 믿을 수 있는 검찰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부여해야한다”는 소위 경찰자질 부족에 따른 ‘시기상조론’이 앞서서 검찰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여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데 벌써 65년째이다. 법 제정 당시 사정과 달리 지금은 경찰대 졸업생 등 대졸 경찰들이 많고 실력도 향상돼 단독 수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이라는 게 경찰 입장이지만 검찰은 경찰 권력의 비대화를 우려하고 국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민주주의를 신장하기 위해서다. 이제 실력을 갖췄다는 경찰의 대응이 일리가 있지만 그렇잖아도 방대한 경찰조직의 권력화로 신권력기관이 탄생되고, 경찰 정보력과 수사권이 결합되는 경찰비대화에 대한 검찰의 우려는 기우(杞憂)가 아니라할 것이다.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박종철 의사 사건과 백남기 농민사건 등에서 보인 것처럼 정권 앞잡이로서 민중을 향한 몽둥이가 된다면 어찌할거나. 검경수사권 조정에서 중요한 것은 시기나 공약 해결이 아니라 국민의 인권보장이다. 그 관점에서 이 사안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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