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역대 정권과는 다르게 사람이 먼저라는 말을 앞세우며 다른 대통령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던 현 정권의 그 사람은 누구인가. 국민과 대화가 되는 대통령이라고 국민들 사이에는 사람이 먼저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돌았다. 그 사람은 누구인가. 국민이 아닌 대통령의 사람이었나 보다. 대통령 주변에는 그가 아는 사람이 아닌 새로운 사람이 없다. 처음 취임하고 인재를 등용할 때에도 파격적인 인사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우리는 사상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의 모습을 보았고 안철수 캠프에서 일하던 장하성 교수가 정책실장이 됐다. 능력을 위주로 인재라고 생각한 사람들을 등용하는 모습에 국민들의 기대치가 올랐었다. 그러나 160일이 넘도록 문재인 정부 내각의 인재등용이 완성이 되지 못하자 걱정의 시선이 있었다. 그리고 완성된 인사들이 대통령과 가까운 인연의 사람들로 결국 코드인사를 벗어나지 못함을 봤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인기도를 구가하며 달리는 대통령을 보고 국민들은 신났었다. 이제 뭔가 쭉쭉 달리는 시원한 정치를 보겠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약간의 삐걱임은 문제시하지 않았지만 이제 3년차를 들어서니 그 모습이 기 정권과 별 차이가 없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약간의 흠이 있어도 능력 면에서는 특출할 줄 알았던 인재들이 별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는 특출할지 모르지만 시너지 효과를 내지는 못했다. 특히나 정책실장으로 소득주도성장으로 국민경제를 일으켜 세우다 실패해 사임했던 인물을 다시 중국대사로 임명하는 모습은 절망적이었다. 어려워진 경제처럼 중국과의 관계 역시 미로에 빠질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관시(關係)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에게 갑자기 아무 연고도 없이 뚝 떨어진 대사가 온전히 외교 역량을 펼칠 수 있는가는 생각해 보지 않아도 그림이 보이는 일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에 사드(THAAD)가 배치되는 문제로 최악까지 치달은 후 아직까지 매끄러운 분위기가 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문제도 복잡해지고 최근에는 미세먼지 문제까지 부각돼 매우 민감한 상태다. 해당국을 대표하는 대사의 경우는 해당 국가와의 지속된 역사만큼 관련 계통의 업무를 잘 아는 것은 물론 인간관계까지 꿰고 있는 정통한 외교경력의 사람이 파견돼야 그들의 속내를 읽어낼 수 있다. 그런데 해당 국가의 언어조차 능숙하지 못한 사람을 대사로 파견하면 이후의 업무는 얼마나 효율적일 수 있을지 짐작할 수 있다. 명목적으로 공식 업무의 수행이 이루어질 것이다. 공식·비공식의 인맥으로 외교라인을 확장해 고급정보를 획득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을 테고 결과적으로 외교라인을 통해 얻어지는 특별한 정보가 없는 그들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후의 정보만 입수하게 될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이 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한 말이다. 현재의 우리의 외교상황이 코너에 몰려 있는데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어느 때 보다 외교적 활약이 필요하다. 언어가 능통하지만 인맥의 아우라를 펼칠 수 없는 외교부 장관 덕분에 닫혀진 라인이 얼마나 되는가. 그런 전적을 경험하고도 또 이러한 인사를 펼치니 어떠한 전략으로 외교를 풀어갈지 궁금해진다. 지난달 21일 미국이 다시 사드의 정식 배치를 위해 사드 계획서를 들고 왔고 곧 절차대로 진행할 텐데 중국이 가만히 있을지 모를 일이다. 지금 우리가 필요한 일이 무엇인가. 안팎으로 고립되고 있는 문제들을 풀어내야 한다. 실무진들이 편하게 접촉할 수 있는 외교라인이 죽어가고 있다. 우리를 향해 달려들고 있는 이슈들을 조정할 수 있는 라인으로 매우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외교생태를 간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첨예한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바라보며 중국과 일본이 대기 상태이다. 얼굴에는 미소를 지어도 마음은 모질게 먹고 어려움을 돌파할 전략을 만들어도 쉽지 않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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