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 ‘분노’… 민주 “국가원수 모독”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2일 국회 본회의장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발언한 나경원 원내대표를 겨냥해 거센 분노를 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후 열린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오랫동안 여러 이야기 들어왔는데 오늘 같은 일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나경원이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냐고 발언한 건 도저히 정치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며 “이는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좌파 정권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다. 그야말로 냉전체제에 기생하는 정치세력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았다”며 “좌파의 개념도 모르는 거 같다. 자기들이 싫으면 다 좌파라고 생각한다”고 일침했다.

그는 “이런 흐름 속에서 위안을 찾는다. 그런 의식과 망언하는 사람이 집권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진정한 합리적 보수세력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저런 정치적 냉전 의식을 갖고 있어서는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받지 못한다”며 “정권을 뺏긴 이유를 아직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의원은 본회의나 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대한 발언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 국회법 146조를 근거로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는 발언을 취소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오늘 발언을 윤리위에 제소하고 이후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논의해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아세안 3개국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며 “제1야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외교활동을 하는데 국가원수를 모욕한 전례가 없다”며 “공당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세가 안 돼 있고 당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윤 사무총장은 “자신들이 촛불 혁명을 통해 탄핵당할 때 스스로 받았던 오명을 우리에게 다 뒤집어 씌우려는 앙갚음의 보복심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자유도 모르는 자유한국당은 ‘자유방종단’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망언이고 막장발언”이라고 규정하며 “이런 상태에서 앞으로 여야가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원내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