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진행된 제65기 CJ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나온 이채욱 CJ 부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3.27
27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진행된 제65기 CJ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나온 이채욱 CJ 부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3.27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삼성 샐러리맨 출신으로 이재현 회장의 멘토이기도 한 故 이채욱  부회장은  ‘CJ의 정신적 지주’라고 평가 받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CJ그룹은 지난해 오랜 지병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채욱 부회장은 10일 오후 4시 5분 별세했다고 11일 밝혔다. 

1946년 경상북도 상주에서 5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이 부회장은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 장학생으로 상주 고등학교와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을 지냈으며 1989년 삼성 GE의료기기 대표를 역임하며 최고경영자(CEO)로 올라섰다. 이후 GE코리아 회장,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내며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인천공항 사장 시절엔 연간 200회 넘는 해외 출장을 다니며 인천공항을 세계 최고 공항으로 키워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한국인 최초로 유엔자문기구 국제공항협의회(ACI) 세계총회 이사를 맡기도 했다.

CJ그룹과의 인연은 2013년부터다. CJ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영입된 전문경영인으로 4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이후 2013년 8월 이 회장이 구속 수감된 이후에는 CJ지주회사로 자리를 옮겨 부회장직을 수행했다. 이 회장을 대신해 대외 활동을 책임졌다. ‘해외사업의 달인’으로 불린 이채욱 부회장은 CJ그룹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을 토대로 CJ그룹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과 투자 전략의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이 회장이 특별사면을 받아 복귀한 이후 건강 문제로 사퇴 의사를 밝혔고 지난해 3월 CJ정기주총에서 명예롭게 경영활동을 마무리했다. 이후 치료와 요양을 지속해왔으나 최근 들어 지병이었던 폐질환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채욱 부회장은 마지막 주총에서 “나는 운이 좋은 사람, 행운아”라며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진짜 행운아다.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라며 “앞으로 나라가 많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젊은이들 용기와 꿈을 가지고 도전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회 발전을 위해 기업을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당시 경영복귀 후 CJ를 이끌고 있는 이재현 CJ 회장에게는 “너무 사업 잘하고 경영을 많이 한 분인데 건강 때문에 공백 있었다”고 안타까워하며 “이제 모든 것 회복하고 그레이트 CJ를 위해 잘 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5년간 CJ에 와서 이재현 회장의 많은 은덕을 입었다. 그래서 마무리도 아름답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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