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환 목사의 빈소가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 돼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동환 목사의 빈소가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 돼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동환 목사 별세

정치·종교계 ‘애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 ‘개신교계의 큰 어른’이라고 불린 문동환 목사가 향년 98세로 별세했다.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는 등 대표적인 진보주의 신학자로 평가받았던 고(故) 문 목사의 별세에 종교계를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한마음이 돼 고인을 추모했다.

1921년 북간도에서 태어난 故문 목사는 1947년 조선신학교(현 한신대)를 졸업하고 1951년 미국 유학을 떠나 프린스턴 신학대에서 신학 석사, 하트퍼트 신학대에서 종교 교육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귀국 후 1961년 자신의 모교인 한신대 교수로 부임한 후 1976년 유신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이끌다 정권탄압으로 해직됐다.

특히 故문 목사는 명동성당에서 긴급조치 철폐와 의회정치 회복, 사법권 독립 등을 요구한 ‘3.1 민주구국선언’에 서명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익환 목사 등과 수차례 투옥되기도 했다.

1980년 신군부 등장 이후엔 미국 망명 생활을 반복하다 귀국해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평화민주당에 입당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하던 중 은퇴했으며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신학연구에 돌입했다.

전날(10일) 마련된 빈소에는 정치권과 종교계 등 많은 사람들이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빈소를 찾아 조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화에 바치신 목사님의 생애를 기억한다”는 글과 사진을 공개하며 추모했다.

이 총리는 “교수로서 민주화를 위해 저항하시다 투옥, 해직, 복직을 거듭하신 굴곡의 삶. 그러나 부드럽고 따뜻하셨던 인품. 향년 98세. 문익환 목사님 동생”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빈소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도 방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도 빈소를 찾았다. 인 의원은 고인과 당시 민주화운동을 함께했던 인물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전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등 각 정당도 고인을 추모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트위터에 “평생 조국의 평화와 민주주의에 헌신하신 문동환 목사님의 명복을 빈다”며 “후배들이 이어가겠다”라는 글을 남겼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고인은 암울했던 시기에 샛별과 같이 앞날을 밝혀주신 민주화운동의 큰 어른이셨다”면서 “13대 국회에서 5.18특별위원장을 맡아 헌정사에 5.18민주화운동의 위상을 굳게 새기신 모습은 아직도 국민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고 전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민주화 운동의 큰 별이자, 우리 시대의 어른을 떠나보내게 돼 너무도 안타깝다”며 “문동환 목사님의 영면을 기원하며, 그분께서 남긴 민주화의 열망과 헌신을 잊지 않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데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 세브란스병원이며 장례예배는 오는 12일 오전 9시 경기 오산 한신대 채플실에서 진행된다. 장지는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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