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가운데) 국회의장이 카라카스에서 경찰을 포함한 공공노조 지도자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가운데) 국회의장이 카라카스에서 경찰을 포함한 공공노조 지도자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 이온유 객원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충성하는 지지자들과 반대파 시위대들이 연일 투쟁하면서 정국 혼란이 이어지는 베네수엘라에서 정전사태까지 확산되면서 베네수엘라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BBC방송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또한 정전사태로 전기가 끊긴 병원에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사망하는 등 시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BBC는 부정 대선 논란과 함께 ‘두 명의 대통령’이 충돌하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암흑에 휩싸였으며 마두로 지지자들과 ‘셀프 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지지자들이 주말 수도 카라카스 시위에서 맞닥뜨렸다고 보도했다. 지지파와 반대파 사이에서 직접적인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거리는 혼돈 그 차체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정치적 혼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7일에는 정전사태까지 발생하면서 혼돈은 가중되고 있다. 정전은 수도 카라카스를 포함해 전국 23개 주 가운데 22개 주까지 확산되고 있다.

주말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두로 대통령과 과이도 의장이 각자 정전 사태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며 자신이 베네수엘라의 진정한 대통령이라며 맹 비난전을 펼쳤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는 미국 정부의 꼭두각시라며, 미국과 공모해 베네수엘라의 전력 공급원인 세계 최대의 구리(Guri) 수력발전 댐의 기능을 파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과이도 국회의장은 “마두로 정부가 반정부 세력에 대한 탄압과 각종 압박을 확대할 것”이라며 “정부의 무능과 부실관리로 전기 시스템이 붕괴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주말 시위에서 과이도의 반정부 지지자들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며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BBC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이미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50개국 이상이 인정하고 있는 리더이며, 마두로 현 대통령은 군부와 더불어 중국과 러시아, 인도를 포함해 동맹국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정부도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합법적 대통령으로 인정했으며 지난주에는 과이도 의장이 브라질을 잠시 방문한 바 있다.

에르네스토 아라우조 브라질 외교장관은 다음 주 개최되는 브릭스(Brics) 회의에서 인도와 남아공 등에 마두로 정권을 반대하고 임시대통령을 선언한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지지해줄 것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네수엘라의 국가 정전사태로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고 수천명의 퇴근 인파가 걸어서 집으로 갔으며, 통신망이 무너져 암흑세계가 되었다고 BBC가 보도했다.

또한 연이어 발생한 정전사태로 투석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 15명이 숨졌으며, 수도 카라카스의 시내 지하철도 며칠째 운행을 멈춘 상태다.

마두로 대통령은 변전소가 미국의 지원과 도움으로 공격당했다면서 정전사태의 배후에 과이도와 미국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과이도 국회의장은 마두로 정권이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거리로 나와 시민들과 반정부 시위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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