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8.2% 증가… 독일 이어 판매량·매출 2위

“美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제한 조치 타당치않아”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지난해 한국에 수입돼 판매된 GM, 포드 등 미국산 승용차가 처음으로 5만대를 돌파했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수입한 승용차의 국내 판매가 5만 2539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대비 8.2% 증가한 수치이고 금액 기준으로 17억 7000만 달러를 기록해 대수와 금액 모두 수입차 시장 2위를 수성했다.

1위는 독일산 승용차가 차지했다. 판매대수로는 전년 대비 9.8% 증가한 11만 6759대이며 금액 기준으로는 52억 6000만 달러의 이익을 얻었다.

일본은 판매 대수 3만 411대, 금액 11억 8000만 달러로 3위를, 4위는 영국(2만 2812대, 10억 7000만 달러)이 차지했다.

브랜드의 국적별로 따져보면 미국계 자동차는 지난해 독일(15만 3626대)과 일본(4만 5473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렸다. 미국계 자동차는 총 3만 789대가 판매돼 3위를 기록했지만 판매증가율은 전년 대비 19.6% 늘어나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입 시장 점유율도 전년에 비해 0.8%p 상승한 10.9%를 차지했다.

미국계 브랜드의 이 같은 높은 증가율은 GM의 볼트EV 및 테슬라 등 전기차 수입 확대와 포드 익스플로러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계 승용차 수입이 지속해서 늘고 있는 것은 2012년 3월 발효된 한·미 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 덕분이라는 게 협회의 분석이다. 미국산 승용차의 수입 관세는 2012년 이전 8%에서 2012년 3월 4%로 줄었고, 2016년 1월부터는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협회는 앞으로도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시장 판매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월부터 발효된 한·미FTA 개정협정에서 안전기준 인정대수가 제작사별 당초 2만 5000대에서 5만대로 2배 증가하는 등 안전 및 환경기준에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특혜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미국산 차는 수입차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고 한·미 FTA 개정안의 발효로 국내시장 접근이 더욱 원활해졌다”며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제한 조치는 명분으로나 실체적 측면에서도 타당하지 않은 만큼 우리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미국에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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