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숨기기 보단 일본 비난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 매체가 8일 처음으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결렬된 사실을 공개했다.

이날 노동신문은 6면에 게재한 ‘고약한 섬나라 족속들은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하노이에서 진행된 제2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좋은 결실이 맺어지기를 바라마지 않았던 내외는 회담이 뜻밖에도 합의문이 없이 끝난 데 대해 미국에 그 책임을 돌리면서도 아쉬움과 탄식을 금치 못했다.

매체는 “온 세계가 조선반도에서의 평화 과정이 순조롭게 흐르고 조미 관계가 하루속히 개선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매체는 회담 결렬에 대한 책임을 미국에 돌리면서도 일본을 향해 ‘손뼉을 치는 얄미운 일본’이라며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북한 주민 전체가 읽는 기관지라는 점에서 회담이 결렬됐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문의 이런 보도는 외국을 오가는 북한 주민들이 증가한 현실에서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사실을 숨기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에서도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제재 완화에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알려져 결렬로 인한 제재 지속을 마냥 감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북한이 이번 회담 결렬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면서도 결렬에 대한 감정적인 분노를 일본에게 돌리면서 전략적인 선택을 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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