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SIS가 공개한 3월 2일 동창리 상업위성 사진. (출처: CSIS 홈페이지)
미국 CSIS가 공개한 3월 2일 동창리 상업위성 사진. (출처: CSIS 홈페이지)

38노스 “北 동창리 정상가동 상태”
북미, 서로 양보 조짐 전혀 없어
왕이, 대화 분위기 유도하며 중재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로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재건 움직임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아직은 북한의 의도를 예단하지 말자는 입장이지만, 미국도 이를 신경 쓰면서 강대강 대치 구도로 흘러가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인 38노스는 상입 위성 사진을 토대로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와 엔진시험대를 재건하려는 공사를 확인했으며, 예전의 통상적 가동상태로 돌아간 것 같다고 7일 밝혔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런 모습을 대미 압박으로 풀이하고 있지만, 이번 회담의 결말을 예측했던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대미 압박으로 보긴 어렵다. 진짜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선 한달은 지나야 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도 7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활동 의도를 좀 더 봐야 한다”고 신중론을 견지했다.

하지만 동창리 발사장 재건이 확실시 되면서 미국의 강경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동창리 발사장 동향과 관련, “조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전날엔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날은 ‘사실로 확인된다면’이라는 전제도 달지 않았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지만 그나마 북미 정상 간 신뢰는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긍정적인 부분이었는데 이마저도 금이 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2016년 2월 동창리에서 위성 발사 목적이라며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고위당국자는 우주 발사체 발사라고 할지라도 북한의 약속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이 지난해부터 이어온 협상의 판을 완전히 깰 수 있는 고강도 도발인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과연 단행할까하는 의문도 있다.

빈손으로 귀국한 체면이 상한 김정은 위원장이 조기에 제재 해제 성과를 내기 위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는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대북 외교의 성과로 자랑하고 있는 점을 역이용해 최고강도 대미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북미 관계가 이같이 강대강 구도로 흘러가자 중국은 ‘북미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8일 “북미 간 대화가 멈추지 않는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미가 너무 높은 기준을 마련해 상대에 일방적인 요구를 하기 보다 비핵화 로드맵을 만들어 쉬운 문제부터 해결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왕 국무위원은 “대화가 멈추지 않고 방향에 변함이 없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면서 “문제 해결 방법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실현이라는 로드맵을 함께 만들고 이를 토대로 단계별로 서로 구체적인 조치를 명확히 해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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